2024년에 잘한 일

2024년의 끝자락에 일어난 일들이 모두 올해의 숙제로 남아버렸죠. 윤석열의 내란시도가 그랬고 제주항공 참사가 그랬습니다. 각 진상규명을 끈질기게 쫓는 것이 우리를 지키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강제로 작별인사를 하게된 이들을 위로하는 방법이란 생각이 드네요. 2025년의 첫 해도 벌써 떴다가 졌건만, 아직 2024년을 떠나보내기가 아쉬운 마음입니다.

새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잠시만, 지난 시간을 돌아볼까요. 무거운 마음을 떨치고, 2024년에는 어떤 걸 잘 했는지, 무엇이 남았는지를 생각해 보려 해요. 크게 수영, 독서, 블로그, 이렇게 세 가지가 떠오릅니다.

수영

상반기에 수영을 시작을 했고 지금은 가장 자주 하는 운동이 되었어요. 수영 강습을 시작하며 들뜬 마음을 블로그에 쓰기도 했었는데요. 첫 강습 날, 물에 들어가면서 약간 긴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요즘은 너무 자연스럽게 물 속으로 스르르 숨어버리는 제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코로 물을 한됫박 들이키면 어쩌나 걱정하던 날도,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 욱신거리던 날도, 수영을 하고 있는데도 몸이 가라앉다 못해 발로 수영장 바닥을 때리던 날도 이젠 모두 지난 날이죠. 자유형만 할 줄 알아도 좋겠다던 저는 이제 배영도 평영도 그럭저럭 해내고 있답니다. 수영 강습일이 기다려지고 수영을 한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요. 제 심신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영은 2024년을 꾸미는 가장 큰 단어가 되었어요.

너무 늦게 수영을 시작한 자의 주접은 여기에…

독서

올해 제 생활방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빈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 독서인데요. 마침 친구에게 자극을 받으면서 제 독서 방식에도 조금 변화가 생겼어요. 친구를 따라 인스타그램에 독서 기록을 하기 시작했고, 한 편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했던 독서 노트 정리방식을 점차 만들어갔죠. 인상적인 문장/문단을 모아놓고, 책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책을 읽으며 진도를 정리해놓기도 하고요. 기록으로 남겨놓다 보니 연말에는 한 곳에 모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를 위한 전자책으로 만들기도 했어요. 그 어느 해 보다 많은 책을 읽었고 무엇보다 즐겁게 읽어서 무척 기쁩니다.

나만의 전자책이 된 2024년의 독서기록

블로그

제가 처음 저만의 홈페이지를 시도한 것은 20년도 더 전이지만, 다양한 앱들이 생기고 사라지며 트위터로 정착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엑스로 이름이 바뀌면서 타임라인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는 것을 느껴 왠지 사용을 점점 덜 하게 되었어요. 못지않게 오래 쓴 인스타그램에는 근본적인 피로감이 있고 해서 어쩌나 하던 중에 얼레불레 다시 블로그를 집어들었습니다. 여러사람들과 오종종 모여있는 트위터와 달리 커다란 방에 덩그러니 있는 기분입니다. 한 두어달은 매일 어거지로 써보았더니 이제 조금 정이 들고 있어요. 블로그에서 수영한 얘기, 책 읽은 얘기도 했으니 메타적 존재라고도 하겠어요. 서비스제공자의 결정에 따라 너무 휘둘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역시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한창 이놈의 트위터를 어쩐단 말이냐 고민하던 때,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언 스티비 마틴님이 이 상황을 너무 정확히 묘사해서 웃펐다지요.

개그천재 스티비님의 얄로 얄레

돌아보니, 2024년이 되면서 하고 싶은 것들에 수영이랑 블로그를 언급했었어요. 생각하다가, 해야겠다 중얼거리다가, 드디어 해버린 저에게 잘 했다 어깨 토닥토닥 3회 실시합니다.

자기 예언적 메타블로그

이렇게 2024년에 잘한 일들을 꼽다 보니 공통점이 눈에 들어오네요. (다시) 새로 시작했고, 새로운 방법으로 했다는 점이요. 모두 ‘배움’이라는 화두를 끼고 있다는 것도 같습니다. 2025년도 도전과 배움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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