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ryubary

  • 오랜만에 에드몽 웰즈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당신이 듣고 싶어하는 것,
    당신이 듣고 있다고 믿는 것,
    당신이 듣는 것,
    당신이 이해하고 싶어하는 것,
    당신이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당신이 이해하는 것,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는 의사소통에
    여러움을 겪는다.
    하지만 설령 그럴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면 안된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아버지들의 아버지’에 등장하는 에드몽 웰즈라는 현자가 썼다고 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입니다. 물론 소설에 등장하는 책이므로 허구이나, 후에 실제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으로 소개된 글들을 모아 실제로 동명의 책이 나왔으므로 이제는 그 책의 저자만 허구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지은이는 에드몽 웰즈라는 허구 인물의 입을 빌린 베르나르 베르베르입니다.

    한창 불어에 관심이 있던 시절 만난 문구라 원문을 찾아내 문법 공부에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한창 소통에 목말라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자주 인용하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좋은 마음으로 서로 위해주려는 마음을 갖고도 모두 고통받는 상황을 보면서 문득 떠올랐습니다.

    아래는 문법학습에 약간의 도움이 되었던 원문입니다.

    Entre ce que je pense,
    Ce que je veux dire,
    Ce que je crois dire,
    Ce que je dis,
    Ce que vous avez envie d’entendre,
    Ce que vous croyez entendre,
    Ce que vous entendez,
    Ce que vous avez envie de comprendre,
    Ce que vous croyez comprendre,
    Ce que vous comprenez,
    Il y a dix possibilités qu’on ait des difficultés à communiquer.
    Mais essayons quand même…

    Encyclopédie du savoir relatif et absolu, Edmond Wells

  • 네덜란드의 공동주택관리규약 읽기 좋은 밤입니다

    하얗게 눈이 내린 한국의 어느 고요한 밤, 저는 두통을 부여잡고 오래된 공동주택관리규약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공동주택의 위치는 네덜란드로, 제가 아직도 은행에 월세를 내고 있는(주담대 말씀입니다) 건물에 관한 것이죠.

    ‘198x년의 x월 xx일, 로테르담의 공증인 동 아무개는 190x년 x월 xx년 태어나 직업 없이 로테르담에 살고 있는 일 아무개의 미망인 호 아무개를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로 시작하는 옛 이야기인데요, 당시 단독 소유이던 건물을 세 집으로 나누면서 관련 규약을 작성한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미망인 호 아무개는 모 필지와 그 위에 위치한 건물의 소유주로, 그 건물의 주소는 x 이며 로테르담의 도시토지장부에 x 부분 번호 xxxx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필지는 x아르 xx 센티아르로, 197x년 x월 xx일 매매증서를 작성해 로테르담의 주택담보대출 사무소에서 소유권을 이전받은 바 있습니다.’

    미망인 호 아무개씨는 198x년 이 규약이 서명된 날, 단독소유였던 건물을 셋으로 나누고 분할된 다세대의 지분과 비용분담을 결정합니다. 그 후로 분할된 각 집엔 최소 둘 이상의 소유주가 거쳐갔고, 다소 기이한 분할률에 어떤 소유주들은 의문을 갖기도 하고, 어떤 소유주들은 분할률에 따른 비용 분담이 불공평하다며 이웃들을 귀찮게 했습니다.

    그 이웃들은 중재위원회를 끼고 비용 분담률을 수년에 걸쳐 1:1:1로 바꾸어 가기로 합의하고, 문제가 없이 동률 분할로 이행이 되면 실제 공동주택관리규약을 수정해 공증을 받기로 했죠. 그 시기는 다가왔고, 새 규약의 초안이 나왔어요. 초안에 쓰인 내용이 구 규약에서 딱 필요한 부분만 정확히 수정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저는 구 규약을 읽고 있었는데, 그 내용이 마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어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결말은 해피엔딩이길.

  • 눈 오는 날의 대중교통

    눈이 정말 많이 왔죠. 아침 일찍 눈이 올 거란 예보를 듣고 잔 다음 날, 눈이 뜨이자 마자 창가로 가 커튼을 열어젖혔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설경에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요. 골목도 하얗고 산도 하얗고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것도 잠시, 계속되는 습설 소식에 다친 사람들도 있고 하니 자꾸 뉴스를 보게 되더라고요. 시시각각 어디에 눈이 많이 오는지, 사고는 났는지 눈과 귀를 기울였습니다.

    다만 갑자기 속이 편안해지는 뉴스가 보였어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내용이었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을 수 있으니 무리해서 운전을 하는 대신 차를 두고 증편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거죠. 네덜란드에서 비슷한 상황엔 늘 반대의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이런 뉴스를 들을 때 마음이 든든해져요.

    네덜란드에선 비슷한 상황에 ‘대중교통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자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합니다. 참 다르죠? 저는 기후조건이 열악할 때 대중교통을 믿으며 이용하고 자라왔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방식은 참으로 적응이 되질 않아요. ‘가급적 자차를 이용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교통약자는 어쩌라는 것인지 본능적인 불쾌한 기분이 들거든요. 지금이야 어떻게든 다니겠지만 나중에 운전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오면 궂은 날엔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네덜란드는 대중교통 증편도 하지 않아요. 오히려 운영 편수를 줄입니다. 아마도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공공의 역할을 해야 할 기차나 버스 회사들이 모두 민영화 된 탓이 크겠죠. 그래서 ‘왜 적절한 공공서비스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예요. 공공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죠.

    네덜란드의 기차역

    눈이 온 덕에 종종 저를 실소하게 하던 네덜란드 상황이 생각났네요. 한국에서 장대비가 내리거나 폭설이 내리는데 ‘자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안 됩니다. 지금과 같은 우수한 공공서비스가 지속되길 바라겠어요.

  • 아이패드 미니6를 반 년 동안 사용해 보니…

    아이패드를 산지도 벌써 반 년이 다 되어 가네요. 아이패드 미니5에서 미니6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고는 매우 기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얼마나 좋았으면 기념 포스팅을 했었죠.

    아이패드 미니6를 사고 기뻐서 한 포스팅은 여기

    좋았던 점

    아이패드미니6를 사용하면서 일단 가장 좋았던 점은 베젤이었습니다. 오래된 느낌의 하얀 베젤이 사라지고 사방으로 무척 좁아진 베젤 덕에 화면이 조금 커보였고요. 무엇보다 ‘요즘 아이패드’를 쓰는 기분이 들게 해주더라고요.

    ‘요즘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느낌이 들게 해준 것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펜슬을 쓸 수 있다는 점인데요. 애플펜슬 대신 마침 짭플펜슬을 싸게 구입해서 같이 갖고 다니고 있어요. 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종이 느낌의 필름도 붙여주었고요. 아이패드에 캘린더를 손글씨를 정리하는 그 즐거움이라니.

    제 아이폰 13 미니의 부족한 배터리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폰과 패드의 연동이 좋으니 폰을 두 대 갖고 다니는 기분이랄까요. 가끔 아이폰을 꼭 써야만 하는데 배터리가 부족하면 실제로 아이패드에 케이블을 연결해 폰을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 정도입니다. 원래 아이패드 미니4부터 5까지 10년이 넘게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미니6에 도입된 차이, 딱 그 만큼 설레었던 것이죠.

    없습니다.

    아이패드 미니6를 구하고 가벼운 키보드를 찾고 있었어요. 다만 최근까지도 찾고 있었다는 점이 웃음포인트랄까요. 요즘 마침 알리에서 대대적인 세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진짜 각잡고 주문을 하려고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이패드+키보드의 조합이면 그냥 노트북을 쓰면 되지 않나… 라고 갑자기 정신을 차렸습니다. 작은 키보드는 결국 타이핑 하기도 불편하고 아이패드와 키보드를 들고 다니면 맥에어 못잖게 무거울테니 말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대신 노트북을 안전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슬리브를 탐색중이예요. 이것도 참 쉽지 않은데 나중에 따로 다루도록 하죠.

    요즘도 조금 당황하고 있는 부분인데, 제가 펜슬을 잘 쓰지 않는다는 점이예요. 요즘 손글씨 노트에 빠져서 볼펜 써 없애기에 혈안이 되어있기도 하고, 제가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은 결국 약간의 검색과 전자책이더라고요. (전자책을 샀어야 했나…!!) 펜슬을 잘 쓰지 않다보니 모처럼 써보려면 펜슬은 방전이 되어있기 십상이고요. 애플펜슬 대신 짭플펜슬을 일단 사보길 잘 했더라고요. 두개쯤 샀지만 흠흠.

    아이패드를 키보드 없이 쓰기로 결정한 바, 이제는 성능 좋고 가벼운 케이스를 찾아볼 때입니다. 아이패드에 딸려온 케이스를 쓰고 있지만 은근 무거운 것도 같고 모서리부분도 좀 헤졌거든요. 이것도 결국은 합성수지로 만든 건데 생분해성 케이스는 없을지가 가장 관심사이고요. 낮은 각도로 띄울 수 있다면 펜슬을 쓰기 좋겠죠.(잘 안 쓴다더니..;;) 독서나 영상 시청을 위해 세우기도 되어야 하겠고요.

    그간 아이패드를 쓰면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봤습니다. 아이패드 미니6를 사면서 다음 모델이 나오면 바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하려고 했는데 마침 이번에 애플에서 아이패드 미니 후속 모델을 발표했더군요. 하하하. 안 사요. 하하하. 없는데 아이패드사고싶어병의 투병기간이 긴 분들은 사보셔도 좋겠습니다.

  • 머리를 숙이니 떴습니다

    전에 어깨 이상(😂)을 진단 받은 이후로, 어깨의 가동성에 신경쓰고 스트레칭도 더 하고 있어요. 왼쪽 어깨가 움직인 만큼 오른쪽도 움직일 수 있도록 관찰하면서요.

    어깨 이상(;;;) 진단 받은 글은 여기…

    그런데 문제점이 또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자유형 연습을 하는데 강사님이 머리를 잡아주시더라고요. 아하… 저의 머리가 ➡️이 아니라 ↗️처럼 서있다는 거였어요. 머리를 평평하게 누른 채 수영을 하자마자 또 놀라운 일이 있었어요. 몸에서 힘이 빠질 뿐 아니라 어깨도 더 잘 돌아가는 거예요.

    평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강사님이 거기서 또 그러시더라고요. 자유형을 할 때처럼(???!!!) 평영을 할 때에도 머리가 올라와있으니 더 많이 숙여야 한다며 친히 머리를 꾹 눌러주시는 거예요. 제가 그 동안 고개를 ‘쳐들고’ 수영을 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한결 편해진 자세로 물을 가르며 웃음이 피식 나왔습니다. 머리가 그렇게 ‘쳐들려’ 있으니 그 언젠가 발도 수영장 바닥을 찬 것이 아닌가… 이제 수영장 바닥과는 정말 멀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수영장이 바닥을 때린 이야기는 여기…

    어서 수영 시간이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또 어떤 문제를 찾고 고칠 수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