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사고싶어병 완치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아이패드 사고싶어병이 완치가 되는 그 날을.

세계적으로 이 병을 완치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로 알려져있죠. 바로 아이패드를 사는 것입니다.

대략의 병세

사실 아이패드를 이미 하나 갖고 있어요. 처음 미니가 출시된 이후로 계속 미니 모델을 사용해왔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모델은 미니4로, 이제는 배터리 성능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펜슬이 호환되지 않죠. 그리고 미니6는 미니인지 프로인지 알 수 없는 가격에 판단을 보류해 왔었…다고는 하지만 만성 아이패드사고싶어병을 달고 지내왔습니다.

노트북의 성능을 위협할 정도로 많은 검색 브라우저를 띄워놓고, 셀 수 없는 당근 알림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완치를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원했다면 왜 진작 애플스토어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 아이패드를 들고 나오지 않았냐, 또는 쿠팡의 할인쵠스를 쓰지 않았냐고 물으실 분들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 6세대를 애플이 세상을 놀래키며 출시한 지 이미 3년이 되어가는 지금, 이제 사자니 머지않아 ‘토사구패드’ 될 것 같고, 7세대는 만년 ‘내년패드’라 기약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당근을 하자. 중고를 사용하다 ‘내년패드’가 ‘오늘패드’가 되는 날, 업그레이드를 할지 계속 쓸지 결정하면 되는 것이었어요.

핸드폰이라면 한국에서 살 생각도 안 했을 겁니다. 시도때도 없이 사진을 찍고 보는 저는 카메라 알림음이 울리는 게 싫거든요. 하지만 아이패드라면…? 사진을 찍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또 중고가격이 네덜란드에 비해서는 조금 낮게 유지되는 것도 장점입니다. 당근을 해서 살짝 저렴하게 아이패드 미니를 가져보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검색을 얼마나 했으면, 당근이 친절하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어요. 이러지 말고 아이패드 미니6 알림을 받게. 과연 그 후로 관련 제품이 당근에 올라오면 바로바로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처방

곧 시세를 파악한 저는 한 가지 고민에 빠집니다. 64냐 256이냐. 애플의 지독한 가격정책에 저도 걸려들고 만 것이죠. 256gb의 저장공간은 64gb에 비해 네 배가 크고, 중고 시장에서는 대략 10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으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거거익선이라고 256이면 좋겠지만 당근엔 64 모델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써보면 64도 충분할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64일 때와 256일 때의 희망 가격을 각각 매겨놓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색은 상관 없었어요. 아이패드 미니6의 모든 색상이 나름 잘 빠져있기 때문이죠. 셀룰러 기능도 필요 없고, 판매자가 액세서리를 같이 주는지 유무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풀박스 어필하는 분들도 종종 있었는데, 솔직히 박스 어따 씁니까. 신제품 사면 박스가 너무 뽀얘서 버리지 못해 갖고 있는 거죠.

어느 날, 희망 가격보다 살짝 비싼 64모델이 당근에 올라왔어요. 바로 연락을 해서 구매 의향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거래 전 날 정확한 시간과 위치를 정하기 위해 연락을 했습니다.

“다른 분이 5만원 주고 사가셨네요ㅜㅜ”

누군가 5만원이나 더 주고 사갔는데 이 분은 왜 ㅜㅜ이신지… 그보다 그 사실을 미리 알려줬으면 아 어제 그거 쿨하게 넘기지 않는건데 이 쫘식이 쥔쨔… 뭐 암튼 당근은 넓고 판매자는 많으니까요. Moving on.

저에게 또 기회는 왔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이희문 님의 무대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어요. 핸드폰은 무음으로 했는지 확인하면서 “아아 2분 남았다~”하는데 무려 256 모델이 제가 딱 원했던 그 가격으로 올라왔습니다. 손가락이 다급하게 움직입니다. ‘안녕하세요! 저한테 파세요!’ 그리고 마음의 반 쯤은 아이패드에 빼앗긴 채로 이희문님의 기가맥힌 공연을 봤습니다.

다시 거래 전 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거래 당일 오전에 한 번 더 확인을 했습니다.

이번엔 진짜로 사게 될랑가벼~

판매자님 편하신 곳으로 가서 후딱 물건을 건네받고, 후딱 송금을 해드리고 자리를 떴습니다.

완치, 그리고…

당근에 올라 온 사진으론 잘 몰랐는데 받고보니 모델은 핑크. 판매자님 상남자였네~

판매자님의 사진에는 아이패드와 공책이 나란히 있어서 사이즈 비교용으로 올려둔 줄로만 알았는데, 그 공책이 사실은 아이패드 미니 케이스였더군요. 액세서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해놓고, 막상 받고보니 짱짱한 케이스라서 잘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아날로그 공책같은 외관에 디지털 기기를 품고 있는 대조도 마음에 들어요.

겉보기엔 아날로그 공책 같은 아이패드 케이스
딱 요런 느낌의 아이패드 케이스

필름도 강화유리 재질로 깨끗하게 붙어있어서 그냥 쓰면 되겠다 했는데, 반사가 너무 심해서 지금은 반사가 덜한 필름으로 교체를 했습니다.

그 다음은 펜슬입니다. 맥북이 있는데 아이패드가 필요한 이유, 여기에 있죠. 정품도 좋지만 일단 가격이 단점을 모두 상쇄한다는 짭플펜슬을 직구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하루이틀 기다리다 보니 당장 쓰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바로 배송이 되는 펜슬을 주문했는데 얘도 해외배송이었네요. 아놔. 지금까지 쓴 돈이면 애플펜슬 정품을 중고로 살 수 있었다는 점은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튼 아이패드 미니6의 휴대성은 정말 훌륭하고, 구매하고 일주일이 조금 넘은 시간 동안 책을 네 권 후루룩 읽을 수 있었어요. 다만 저는 가끔은 타이핑도 시워언하게 하고 싶기 때문에, 이제는 휴대용 키보드를 찾아보고 있죠. 이럴 거면 그냥 맥북을 가지고 다니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단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굳이 찾자면, 아놔 펜슬 언제 와…

아이패드와 펜슬, 키보드까지 완전체를 갖고 다닐 그 날이 빨리 오길 바라봅니다.

댓글

“아이패드 사고싶어병 완치” 글의 댓글 2개

  1. […] 아이패드 사고싶어병 완치 아이패드 미니6를 사고 기뻐서 한 포스팅은 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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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6를 반 년 동안 사용해 보니… – 류발로그님에게 덧글 달기 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