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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발 넣지 말라고요

    화장실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절박한 메시지

    오늘도 만나고 말았습니다. 제발 변기에 휴지 넣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 이 메시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크지 않은 부탁이니 들어주고 싶은가요? 별 생각 없으신가요? 저는 우선 휴지를 넣지 말아야지, 다짐을 합니다.

    그러나, 네, 그러나요. 저는 저 절박한 메시지를 곧잘 배반 하곤 합니다. 딱히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긴 시간 손에 밴 ‘이 놈의’ 습관이, 저도 모르는 새에 휴지를 변기에 톡 넣어버리고, 동시에 마음 속 장탄식을 내뱉죠.

    습관이 뇌와 신경과 근육을 오가는 연락체계를 교란 시키기를 여러 번, 오늘은 다행히 휴지를 휴지통에 잘 넣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 마다, 습관의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돼요.

    좋은 습관은 저를 살리고 나쁜 습관은 저를 죽일테지만, 선악의 가치와는 별개로 기술과 시설의 발달에 따라 현대에 익힌 저의 습관은 구식 건물의 화장실 관리자님을 괴롭게 하고 있으니 참 죄송하달까요.

    혹시나 오늘도 뚫어뻥을 손에 들고 절망하거나 시설관리팀에 전화를 걸어야 했던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글이 쳐 써있는데 눈깔이 동태라서, 글을 안 쳐읽어서, 문해력이 수준 이하라 공지사항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가끔 이 우라질 손이 그저 습관대로 뒷처리를 하다 그렇게 되었음을 양해 바라겠습니다.

    혹여 다음에 또 비슷한 안내를 본다면 정신 ‘단디 채리고’ 손을 컨트롤 하도록 해 볼게요.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