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입니다. 느긋하게 자고 일어나 간단하게 그릭요거트와 커피로 잠을 깨워봅니다. 짐을 챙겨 그 새 정이 들어버린 친구네 아파트에 안녕을 고하고 나왔습니다. 날은 맑고 시원합니다. 친구도 벨기에에서 이렇게 좋은 날씨는 흔치 않았다며 기뻐했고요.


나뮈르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숙박이 가능한 호텔이었어요.


클리마티스는 꽃벽을 이루도록 피어있었고 장미 터널은 조금 이른, 그런 늦봄이었습니다.
성 주변으로 조금 돌자 멋진 전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강을 끼고 줄지어 들어선 마을들이 보이고, 강엔 배들이 지날 수 있게 고안된 수문도 있었어요.

“내려가보자.”
시원한 날씨와 탁 트인 경치에 신이 난 우리들은 걸어서 내려가기로 합니다. 근처에 케이블카가 있다고 들었지만 그건 올라올 때 타도 될 것 같았어요.

내려갈수록 나뮈르 시내가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달라 보였고, 거듭 넋을 놓고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게 되더라고요. 저기 큰 강은 뫼즈 강이라고, 로테르담에도 흐르는 마스 강의 불어식 이름입니다. 같은 강이죠.

저기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건 무슨 일이었을까요? 궁금하기도 했지만 나뮈르 센터로 향합니다.

나뮈르의 고성이 만들어낸 다리를 보며 잠시 감탄합니다. 저 다리를 건너가면 다리 밑으로 통과하게끔 길이 이어져있어요. 차가 조심조심 가는 동안 모터싸이클은 시원하게 내달리기도 하고요.

나뮈르 도심의 윤곽이 점점 더 선명해집니다. 회색의 지붕을 보며 룩셈부르크를 떠올리기도 했어요.


이쯤 되면 정말이지 꼭 타보고 싶어지는 케이블카(돌아오는 길에 탔답니다!)와, 나뮈르 시타델 한 구석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입니다. 미지를 향한 여행이 테마였던 걸로 기억해요.

봄에 걸맞게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글리디치아 선버스트에 화사한 기분이 들었네요. 검색하니 한국엔 없는 종인지 주로 미국주엽나무라고 나옵니다.

나뮈르 도심에 들어가며- La bourse는 증권거래소라는 뜻이예요. 근대에 지어진 유럽 도시의 도심엔 대체로 증권거래소, 은행, 시청, 교회 등이 자리하고 있죠.



골목을 따라 오밀조밀하게 늘어선 식당을 구경하거나, 사이사이 보이는 교회, 성당 건물을 통해 벨기에 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나뮈르 음식 중에는 미트볼이 유명하다고 해요. 토마토 소스를 곁들이니 든든하면서도 상큼한 맛이었어요.


아직 등나무가 흐드러지게 핀 걸 보니, 여름이 가까이 왔나 싶기도 했네요. 케이블카를 타고 나뮈르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올라가며 경치를 보는 즐거움이 또 색달랐네요.
벨기에에 가시게 되면 나뮈르 꼭 한 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