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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 강습 둘째날: 처음이라 그러지 않았어요?

    이내 돌아온 두 번째 수영 강습일.

    드디어 입수

    오늘은 물에서 이동하며 숨 내쉬기를 연습해 봅니다. 물에 만세를 하고 엎드린 자세로 떴다가 숨을 천천히 내쉰 후, 팔과 다리가 서서히 가라앉고 발이 땅에 닿으면 일어서면서 숨을 들이쉬는 연습이었어요.

    수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물에 엎어지면 앞으로 조금 나아가죠. 그러다가 조금 지나면 길게 뻗었던 팔과 다리가 가라앉으며 가운데로 모이기 때문에, 동작을 단순화 하면 마치 종이로 접은 개구리가 까딱까딱 앞으로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이 동작을 여러번 하면 수영장을 왕복하게 돼요.

    가능한 한 불필요하게 발을 차지 않도록 조심하며 물에 몸을 내던졌습니다. 앞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몸이 둥실 뜨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기분도 좋고요.

    단순 동작의 진지한 반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각자에겐 샛노란 킥보드가 쥐어졌고 저는 수영 강습이 한 단계 앞서 나가는 기분에 설레었습니다.

    킥보드는 윗 평면은 편평하고 아래 평면은 사선으로 잘려있어 킥보드가 위로 솟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뒤집어 들었을 경우 앞으로 나갈 수록 아래로 계속 꺼질 수 있다고 해요. 킥보드가 양면이 다른 지는 처음 알았지 뭐예요. 별게 다 신기하죠.

    킥보드를 잡았으니 이제 팔이 가라앉지는 않습니다. 발로 물장구만 계속 치면 몸은 떠있을 수 있는거죠. 게다가 물 속에 머리를 묻고 ‘흐음-‘ 하며 숨을 가볍게 내쉬어봅니다. 몸에서 공기가 다 빠질 때 쯤 고개를 들어 숨을 들이마시면, 멈추지 않고도 수영장을 왕복하며 발차기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물에 푹 들어갔다가 몸에 힘을 쭉 빼면 몸이 물 위로 둥실 떠오릅니다. 그럼 코로 숨을 살살 내쉬다가, 고개를 들어 숨을 마시고, 다시 고개를 내리고 코로 숨을 살살 내쉬고를 반복했어요.

    어쩌면 내게 재능이..

    ‘아니, 이거 수영 처음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옆에 아주머니가 약간 원망하는 투로 물으십니다. ‘초급 아닌 거 같애, 잘 하네. 역시 젋고 봐야되나봐’ 하하하 보기만 그렇지 저도 엄청 힘들어요,라고 대답하는 사이 아주머니는 물을 튀기 가버리셨어요.

    세게 발차기 하는 것 보다는 물에 뜨는 것에 집중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강사님도 크게 한 마디 하십니다. “그렇지~!! 잘 하고 있어” 와, 수영하면서 칭찬을 들을 줄이야… 이쯤이면 저, 재능이 조금 있는 건 아닐까요.

    옆 레인을 돌아봅니다. 물을 시원하게 가르는 중급반과 상급반 사람이 보였어요. ‘흐음.. 저기까지 갈 수는 없겠지. 자유형이랑 배영만 킥보드 없이 혼자 할 수 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며 다시 킥보드를 밀었습니다.

  • 수영 강습 대망의 첫 날

    첫 날은 특별합니다. 존재도 하지 않던 어떤 것이 존재하게 되는 날이죠. 수영 강습 첫 날을 위해 그 동안 수영장을 검색하고, 시간대와 요일을 신중하게 골라 수강신청도 하지 않았습니까. 장비도 갖추었죠. 모든 설레임 빌드업을 마치고 이제 정말 물에 들어가는 날인 것입니다.

    첫 날 부터 허둥지둥

    제가 그리는 첫 날 아침은 이랬습니다.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죠. 집을 나서기 전에 스트레칭은 기본이죠. 미리 도착해서 안내데스크에서 회원권을 받아야죠. 수업 직전에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죠. 안 그래요? 네?

    하지만 현실은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적당한 시간에 나서서 교통체증에 갇히기. 그나마 도착하고 회원카드를 금방 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탈의실로 뛰어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니 딱 적시에 수영장에 입장할 수 있었어요.

    준비운동 시작

    정각이 되자 호루라기가 울리고 누군가 준비 운동을 시작합니다. 동 시간대 모든 강습생들도 준비 운동을 따라했어요. 물론 저도.. 그런데 옆 사람이 말을 겁니다. “샤워 안 하셨어요?” 영문을 모르고 아침에 집에서 다 하고 나왔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그 분은 “어 그래도…”라며 말을 흐립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잠수라도 하고 나온 듯 물기가 촉촉한 모습이었어요. 그 사이에 보송보송한 저… 일단 샤워실로 급히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고양이세수, 아니 고양이샤워를 했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채로 샤워기를 틀어 온 몸을 적셔서 축축해 보이는 데 성공합니다.

    샤워 없이는 수영도 없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입수 전에 샤워는 필수였어요. 심지어 수영복을 입은 채로 하는 샤워도 금지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평소 생활하면서 바르는 것은 얼마나 많고, 또 일상에 먼지는 얼마나 많습니까. 모두 샤워를 깨끗이 하고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전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물을 쓰게 되겠죠.

    수업 전 10분은 없는 셈 치고

    수영 강습을 정시에 시작하기 위해 언제 도착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다니는 체육센터에서는 30분 전에 입장할 것을 권장합니다. 다녀보니 30분은 조금 길고 20분 정도가 좋아요. 여유있게 탈의를 하고 샤워를 할 수 있거든요. 그 때는 탈의실과 샤워실도 여유롭습니다.

    반면 1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앞 시간대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분들과 엉켜서 많이 기다리기 십상이예요. 샤워 순서를 기다리다 준비운동이나 강습에 늦을 수도 있죠.

    초급이라고 다 같은 초급이 아니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초급반 쪽으로 갔습니다. 강사님은 출석을 한 번 부른 후, 질문을 시작했어요. “배영 하시는 분? 이 쪽으로요.” “자유형? 이 쪽이요.” “킥보드? 네, 이 쪽이요.” “완전 처음이신 분? 네에.” “물 무서워 하시는 분?” 배영과 자유형이 되는 초급(???) 분들은 옆 레인으로 가셨습니다. 킥보드를 써보신 분들도 시원하게 물을 가르며 우리를 떠나가버렸죠.

    으음파

    완전 처음인 몇 분과 저는 몸만 물에 들어있을 뿐, 수영과는 관계가 멀어보였습니다. 처음 배운 것은 으음파 숨쉬기. 물 높이도 낮은 곳에 엉거주춤 서서, 물 속에서 코로 숨을 내뱉고 물 위에서 숨을 들이쉬기를 반복했습니다. 뭔가 대단히 어려운 일은 아닌데 틀리면 안 되는 동작의 반복. 그래도 물 안에 서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었습니다.

    발차기

    우리가 으음파를 하는 동안 어나더 레벨의 초급을 돌아보고 오신 강사님이 또 새로운 미션을 주셨습니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다리를 편 채로 발차기를 하라는 거였어요. 점점 수영장 밖으로 내보내지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또 열심히 발차기를 해봅니다. 초심자의 마음으로. 아니 초보자의 몸뚱이로.

    이내 첫 50분은 금방 끝나버리고 말았어요. 물 속에서 숨을 내쉬어 봤다, 물을 발로 차봤다는 벅찬 마음을 안고 수영장을 나왔습니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뻤던지!

    이렇게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이 어리버리한 첫 날을 저는 사랑합니다. 수영에 ‘수’자도 제대로 몰랐던 제가 언젠가 물을 자유롭게 가를 날을 상상하면 이런 첫 날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다음 수영 강습일이 빨리 돌아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