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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러의 슬기로운 국내 신용카드 탐색기 (feat. 카드고릴라)

    해외에서 바쁘게 살다 모처럼 한국에 들어오면 당장 필요한데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국내발행 신용카드예요. 오랜 지인이 그랬습니다. “여행갈 때 여권, 비자와 신용카드, 칫솔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이내 정정합니다. “칫솔도 신용카드로 사면 되니까 신용카드만 있으면 되네.”

    해외에서 만든 카드는 환전 수수료를 떼가는 경우도 있죠. 그러니 국내에선 국내 카드를 써보자 싶어요. 하지만 언제 만들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카드는 사용기한도 지난 채 카드지갑에 붙어버렸고, 새로 만들자니 조국땅엔 신용카드가 너무도 많습니다. 이 카드가 내 카드냐, 저 카드가 내 카드냐. 마냥 기웃거리게 되죠.

    네가 내 카드가 될 상인가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소비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건 알고 있지만요. 소비의 천국인 한국에서 ‘새삥’ 신용카드를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신용카드를 통장 대신 사용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죠. 다만 듣자하니 신용카드가 이런저런 혜택을 제공해서 ‘짱좋다’고는 하던데, 왜 내가 카드를 쓰면 남 좋은 일만 하는 기분이 드는지.

    무튼 몇년 전 부터 한국에 들어올 때면 신용카드를 하나씩 만들고 있습니다. 면세점 할인 혜택을 준다고 하여 만들어 둔 신세계 카드는 사용 기한이 지나버렸더군요. 또, 오랜 거래처인 SC제일은행에서 발급해준 삼성카드는 그 많다는 혜택을 ‘LINK’ 해놓고 몰라서 못쓰고 있었죠. 이번에 입국해서는, 좀 더 의도적인 카드 발급을 해보리라 다짐하며, 카드고릴라(card-gorilla.com)를 뒤져 롯데카드를 만들었어요.

    카드고릴라 대문

    카드고를래

    카드고릴라는 국내에 발급되고 있는 카드 정보를 비교할 수 있도록 모아놓은 사이트예요. 지금 인기가 많은 카드, 혜택이 풍부한 카드 등을 비교해 볼 수 있죠. 주로 포인트 적립율이 높거나 실적별 캐시백이 가능하거나, 또는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 등이 인기가 많더라고요. 거주지가 해외이고 종종 한국에 들어오는 경우, 적립이나 캐시백의 최소 이용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렵죠. 모처럼 입국해서 이용 금액 기준을 충족 하더라도, 다음 달에야 주는 혜택을 이어받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건당 즉시 할인을 제공하는 카드 중에 할인율이 높은 카드를 고른 것이 롯데카드의 LOCA였던 것이죠.

    기존에 갖고 있던 삼성카드도 혜택이 있다고 해서 만든 카드였어요. 카드의 앞 면엔 카드 번호와 함께, 모든 가맹점은 0.5%, 병원, 약국, 카페, 소셜커머스, 편의점 등등은 5% 할인혜택을 준다고 적혀있어요. 그런데 가만 보자… 한국에 들어와 꾸준히 병원을 다니고 있는 올 해, 결제 금액은 매번 0.5%만 할인을 받았거든요. 그럼 카드에 적힌 이것은 도대체 뭔가…

    막연히 궁금해 하던 중, 이 삼성카드도 수명이 다 해 새 카드를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거기에도 병원, 약국 5%라고 똑같이 적혀있는 거예요. 아니 도대체 이 혜택의 정체는 정말 뭐란 말인가? 이번엔 결판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앱을 뒤져보기 시작했고, 내 카드 혜택이라는 메뉴를 찾았어요.

    Aㅏ… 할인 한도 3000원…

    혜택인지 혜택 아닌지

    한도는 월 3000원이었어요. 그것도 전 달에 30만원 정도는 써제껴 줘야 3000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병원 한 번 가면 2-30만원 결제 기본인데 월 3000원 한도라니. 거꾸로 계산해보니 병원비 60000원 쓰면 그 달 혜택은 다 소진하는 거네요.

    이용금액이 한도에 가까워지면 아주 기가 막히게 연락해와 한도를 슬금슬금 높여주는 삼성카드사의 기민함은 그립겠지만, 당분간은 LOCA에서 주는 할인을 받는 게 낫겠어요. 제가 쓰는 롯데카드는 오프 1.2% 온라인 1.5% 즉시 할인 혜택이 있거든요.

    이러니 ‘내 참 디러워서’ 모든 소비를 저축에서만 하자, 체크카드를 쓰자는 생각이 들다가도, 1.2%를 이대로 보내드리긴 좀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신용 소비를 조장하는 1.2% 혜택은 과연 득인가, 실인가 의문이 들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