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포기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 귀퉁이가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을 뿐인데요. 머잖아 빨갛게 노랗게 또는 갈변하여, 앙상한 가지만 남겨두고 모두 사라지겠구나.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아직, 아직도 가을입니다?! 분명 이 나무는 헐벗었는데 그 옆 나무는 오늘 참 색이 예쁘고, 그 옆에는 심지어 퍼렇기까지 합니다. 유난히 올 가을의 돌림노래가 드높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앙상한 가지가 되는 과정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봐야겠지요. 기왕이면 열심히 찾아다녀볼까요.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눈에 그리고 사진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