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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루고 싶을 때 조금 덜 미루는 방법

    아주 오래 미뤄둔 일을 하나 해치웠고요, 하고 싶었던 두 가지 일을 미뤘습니다. 갯수로만 보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 같지만, 사실은 하려던 일이 매우 오래 하고 싶었지만 또 매우 오래 미뤄뒀던 일이라 성취감이 대단합니다.

    결국 하게 되는 일과 미루는 일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생각해보니 음, 역시 차이가 있긴 있습니다. 일을 미루는 경우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짐작이 가시나요? 이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각자 미루고 있는 일 하나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옷장 정리라고 해 볼게요.

    우선 그 할 일이 급한 일이 아닐 때 미루게 되죠. 다음 주에 손님이 오기로 해서 그 전에 옷장을 정리해야 한다면, 주말에 해도 되는 일을 굳이 오늘로 당겨서 할 필요는 없겠죠. 그런데 이 이야기가 너무 뻔하게 들리거나 딱히 와닿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마음이 이미 알아서 이런 일들을 걸러내기 때문이겠죠. 또는 그걸 생각할 겨를도 없거나.

    두 번째로는, 그 일의 구체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어요. 옷장 정리를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정리’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막연할 때 미루게 되죠.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으니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 거예요. 옷의 먼지를 떨어내면 정리를 한 것인가, 옷을 색상 별로 분류를 해야하나, 계절에 맞는 옷을 꺼내야 하는 것인가, 늘어진 옷을 개어 넣는 것인가 저도 제 마음을 모르는데, 몸이 움직일 리 없겠죠.

    마지막 이유는 그 할 일을 완수하기 위해 들일 노력이 엄청 클때예요. 옷장 정리를 하기 전에 그 앞에 쌓인 물건을 먼저 치워야 한다거나, 옷장을 싹 비우고 구석구석 닦아야 한다거나 하면 굉장히 큰 일이 되잖아요. 쉽사리 손이 가지 않고 시간을 뭉텅이로 비우는 계획을 세운 다음에야 해볼 수 있겠죠.

    이제 일을 미루는 경우를 모아 반대로 일이 되게 해 봅시다. 애초에 너무 큰 일은 뭐 어쩔 수 없어요. 시간을 내어 큰 마음을 먹고 해야겠죠. 하지만 일을 어떻게 할 지 상상해 볼까요. 먼저 어떻게 완성하고 싶은지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순서를 정하는 거예요. 너무 얇은 옷을 다 꺼내어 개고, 겨울옷 상자에서 따뜻한 옷을 꺼내 걸고, 빈 상자에 얇은 옷을 다 넣어야겠어요. 이렇게만 해줘도 동기부여와 추진력을 확실히 얻게 된답니다.

    요즘 날도 춥고… 계속 미루고 있던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보세요.

  • 하루 일과도 우선순위가 필요해요

    하루 종일 나름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를 닦고 방으로 들어왔어요. 침대 위에 던져진 책을 보니 ‘맞다 저 책 단편 하나 더 읽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곧 이어 협탁에 놓인 노트북을 보니 블로그도 오늘자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정주행 중인 영쉘든도 한 편 봐야겠죠. 흠 그런데 벌써 밤 10시가 넘었고, 하루 끝에 고단함은 몰려오고 있고… 급기야 난데없이 저를 질책합니다. 대체 오늘 뭘 한거죠?

    질책을 들은 제가 항변합니다. ‘아니… 내가 뭐 종일 놀았냐고. 집안일도 하고 점심 약속도 있었고 분명 책 들고 나가서 틈틈이 읽었고 물론 예기치 않게 떠오른 앨범을 듣고 웹서핑도 했지만… 모처럼 들은 노래에 너무 기분이 좋았고 그 웹서핑은 언젠가는 필요했을 일이었다고. 아무튼 하루를 바쁘게 보낸 증거로 지금 꽤 피곤하지 않냐고?!’

    저와 제가 옥신각신 하는 걸 들은 제가 한 마디 얹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오늘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들은 우선순위로 정해두고 먼저 하지 않으면, 꽤 높은 확률로 그 일들을 이룰 수 없을 거고, 결국 후회하며 꾸벅꾸벅 졸게 될 거. 우린 다 알고 있잖아.’

    이 대화를 지켜보던 제가 황급히 옵시디언을 엽니다. 오늘자 파일을 열어보니 역시나 ‘오늘 할 일’ 칸이 비어있습니다. 오전에 이런 저런 일에 밀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계획하는 시간을 대차게 패스했네요. 이런 날의 끝은 너무도 명확하고 투명해서 그 너머에 대마도가 보일 지경입니다. (응?)

    자신만만하게 이렇게 말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난 동작이 좀 빨라. 그래서 할 일이 뭔지 생각하고 정리해서 적을 시간에 벌써 그걸 다 해치우는 걸.’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요. 다만 하루에 할 일을 적고 우선순위를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실제로 1분 정도. 단 한 번도 3분을 넘긴 날이 없었어요. 그리고 할 일 우선순위 정리를 한 날의 완성도와 만족도가 안한 날 보다 훨씬 높죠.

    ‘하루의 완성도가 뭐 어쨌다는 말이냐’ 하던 때도 있었지만요, 하루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가늠할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이젠 너무 잘 알고있어요. 그래서 열심히 챙겼는데, 그러다가도 하루 놓칠 수 있는 거죠. 괜찮아요. 다시 하면 돼요. 내일 아침엔 그 1분을 꼭 챙겨야겠어요.

  • 새해에 ‘뒤늦게’ 부쳐

    해피뉴이어 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밤새 돈을 태워 폭죽을 날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웅장하게 시작한 그 1월도 지나버렸어요. 해바뀜의 흥분도 지난 일이 되었고, 가득 찼던 헬스장도 서서히 연평균의 인구밀도를 찾아가고 있겠죠. 팀 미팅 중에 제 동료가 그러더라고요. 이제 11개월 남았다고. 다들 웃으면서 열 한달이 지나면 무슨일이 일어나냐 했더니 새해가 온다고 해서 ‘갑분’ 씁쓸해진 기억이…

    이렇게 평범한 날들이 다가오는 것 같지만 한국인에겐 곧 설날이 다가오고, 신년 계획의 두번째 ‘쵠스’가 찾아옵니다. 1월 1일 부터 뭔가를 시작했다면 그게 잘 되어가고 있는지, 이대로라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지 같은 생각을 해 보고요. 물론 설날에 두 번째 떡만둣국도 잊지 말아요. 왜 두 번째냐면, 1월 1일에도 먹었잖아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사실 저는 지난 몇 년간 주로 12월에 계획을 세웠어요. 일부러 12월에 했다기 보다는, 1년을 돌아보는 그 때 자연스럽게 새 목표도 떠오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새해에는 회사에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를 두고 계단으로 오르고싶다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는 뭐하러 1월까지 기다리겠어요, 바로 시작하는 거예요. 새해 즈음해선 저의 새 계획은 이미 일종의 습관이 되어있었어요. 

    하지만 지난 12월은 특별한 계획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스스로 재촉하지도 않았죠. 이미 그 전에 매해 12월에 시작한 “새해 계획”들이 습관으로 굳은 것도 적지 않고요, 작년에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했으니 올해는 좀 쉬어 가자라는 마음도 있고요.

    그럼에도 느슨하게, 아주 느슨하게 올해 하고 싶은 것을 말하자면… 수영이랑 블로그 정도가 떠오르네요. 물이랑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스킬이 부족하니 수영을 시작해 초급 정도로 다지고 싶어요. 그리고 방문객 보다도 덜 들여다보는 이 블로그에도 자주 오고 싶죠.

    올해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시작하셨나요? 아직인가요?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을 돌아보고 아주 작은 도약이라도 계획을 세워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