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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속 30일 포스팅에 부쳐

    뭔가를 반복하면 습관이라고 하죠. 요즘엔 매일 꾸준히 하는 의도성을 부각해 루틴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최근에 새로 만든 루틴이 있나요?

    어느 날 냅다 포스팅을 하고 매일 하기를 거듭해 오늘로 30일이 되었습니다. 딱히 30일을 채우기 위해 해온 것은 아니지만, 왠지 한 번 축하하고 싶은 숫자입니다. 귀찮거나 바빠서 포스팅을 못 할 사정이 생겨도 잠깐의 시간을 내어 뭐라도 쓴 것이 서른 번. 우선 나날이 꾸준히 포스팅을 해온 것을 스스로 칭찬합니다.

    매일 뭔가를 한다는 것이 참 소소하면서도 모이면 거창한 것이 됩니다. 코로나 때 갑자기 시작한 요가가 2년을 넘겼었고, 매주 금요일 욕실청소 루틴이 계속 되는 등 저는 갑자기 시작해서 꾸준히 이어가는 습관 또는 루틴들이 좀 있는데요. 크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해버리는 것이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이겠습니다.

    다시 연속 30일을 할 수 있을까요? 가능하다면, 소소하게 두 가지 희망사항은 있습니다. 하루 중 포스팅을 하는 시간대를 조금 더 일찍 당길 것. 그리고 인스타그램에만 올리고 있는 읽은 책 이야기를 블로그에 할 것.

    한 달 후 블로그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 아직 가을

    어쩐지 포기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 귀퉁이가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을 뿐인데요. 머잖아 빨갛게 노랗게 또는 갈변하여, 앙상한 가지만 남겨두고 모두 사라지겠구나.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아직, 아직도 가을입니다?! 분명 이 나무는 헐벗었는데 그 옆 나무는 오늘 참 색이 예쁘고, 그 옆에는 심지어 퍼렇기까지 합니다. 유난히 올 가을의 돌림노래가 드높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앙상한 가지가 되는 과정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봐야겠지요. 기왕이면 열심히 찾아다녀볼까요.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눈에 그리고 사진에요.

    그늘진 돌담길 위로 은행나무 가지가 햇빛을 받아 노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 갈망

    Less is more.

    덜 갖고 더 풍요로운 삶.

  • 하루 일과도 우선순위가 필요해요

    하루 종일 나름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를 닦고 방으로 들어왔어요. 침대 위에 던져진 책을 보니 ‘맞다 저 책 단편 하나 더 읽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곧 이어 협탁에 놓인 노트북을 보니 블로그도 오늘자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정주행 중인 영쉘든도 한 편 봐야겠죠. 흠 그런데 벌써 밤 10시가 넘었고, 하루 끝에 고단함은 몰려오고 있고… 급기야 난데없이 저를 질책합니다. 대체 오늘 뭘 한거죠?

    질책을 들은 제가 항변합니다. ‘아니… 내가 뭐 종일 놀았냐고. 집안일도 하고 점심 약속도 있었고 분명 책 들고 나가서 틈틈이 읽었고 물론 예기치 않게 떠오른 앨범을 듣고 웹서핑도 했지만… 모처럼 들은 노래에 너무 기분이 좋았고 그 웹서핑은 언젠가는 필요했을 일이었다고. 아무튼 하루를 바쁘게 보낸 증거로 지금 꽤 피곤하지 않냐고?!’

    저와 제가 옥신각신 하는 걸 들은 제가 한 마디 얹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오늘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들은 우선순위로 정해두고 먼저 하지 않으면, 꽤 높은 확률로 그 일들을 이룰 수 없을 거고, 결국 후회하며 꾸벅꾸벅 졸게 될 거. 우린 다 알고 있잖아.’

    이 대화를 지켜보던 제가 황급히 옵시디언을 엽니다. 오늘자 파일을 열어보니 역시나 ‘오늘 할 일’ 칸이 비어있습니다. 오전에 이런 저런 일에 밀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계획하는 시간을 대차게 패스했네요. 이런 날의 끝은 너무도 명확하고 투명해서 그 너머에 대마도가 보일 지경입니다. (응?)

    자신만만하게 이렇게 말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난 동작이 좀 빨라. 그래서 할 일이 뭔지 생각하고 정리해서 적을 시간에 벌써 그걸 다 해치우는 걸.’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요. 다만 하루에 할 일을 적고 우선순위를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실제로 1분 정도. 단 한 번도 3분을 넘긴 날이 없었어요. 그리고 할 일 우선순위 정리를 한 날의 완성도와 만족도가 안한 날 보다 훨씬 높죠.

    ‘하루의 완성도가 뭐 어쨌다는 말이냐’ 하던 때도 있었지만요, 하루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가늠할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이젠 너무 잘 알고있어요. 그래서 열심히 챙겼는데, 그러다가도 하루 놓칠 수 있는 거죠. 괜찮아요. 다시 하면 돼요. 내일 아침엔 그 1분을 꼭 챙겨야겠어요.

  • 월별 가계부 정리

    10월에 쓴 돈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네덜란드와 한국에 있는 모든 은행 계좌, 카드 사용 내역, 포트폴리오 컷오프를 모아 한데 정리하는 작업이죠. 그간 쓴 돈은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도 보여주기 때문에 한 달을 돌아보는 방법으로 아주 그만입니다.

    요즘에는 자산을 한데 모아 보여준다는 앱들이 너무도 많죠. 모든 계좌 현황을 보여주고, 카드 내역까지 모아서 나날의 지출도 모자라 추이도 보여주고, 씀씀이를 개선해주는 제안까지… 각 은행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만 전문적으로 해주는 앱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내역서를 일일이 다운받아 가공하거나 옮겨 적어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했습니다. 고정비와 변동비를 추려 9월 옆에 10월을 기록했고, 11월이 다 지나가면 옆에 11월을 기록하겠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료를 가공하거나 요약하면서 지출한 내역이 제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보게 되고, 또 그렇게 나름의 분류를 통해 모아보면 지난 한 달을 어떻게 지냈는지 되새길 수 있기 때문이예요.

    적잖은 시간이 걸렸지만 한 달에 한 번 하기에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닙니다. 간식을 옆에 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정리하면 즐거운 시간이 돼요. 아직 가계부와 친하지 않다면 한 번 해보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