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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계획

    12월입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웬 새해 계획이냐고요? 12월이 새해 계획 떠올리기 좋은 시기니까요.

    지금쯤 송년회 계획을 잡느라 정신들이 없을 때죠. 밖으로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혼자 있을 때는 슬쩍 내년을 그려봅니다. 최근에 갈망하던 것, 흥미로운 것, 배우고 싶은 것, 새로 들이고 싶은 습관이나 취미, 이런 걸 생각해봐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올해를 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예요. 가장 땡기는 것, 하고 싶은 것 그 느낌 그대로 원해야 한다는 거죠. 지난 해를 돌아보고 너무 반성모드로 들어가면 내년을 올해의 수정판으로 써버릴 지도 몰라요. 그것도 나쁜 일은 아니지만, 조금 나중에 해도 되니까 잠시 접어두자고요.

    몇 가지 떠올랐으면, 자 이제 행동으로 옮겨봅시다. 네? 새해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요? 그건 그렇지만. 아무튼. 습관이라면, 바로 시작하시죠. 내일 아침부터, 아님 오늘 저녁부터 벌써. 새해가 아직 안 왔다 이거죠? 에이 상관 없어요. 그냥 시작해요. 새해가 오면, 그 땐 이미 습관이 되어있을테니까 손해는 아니예요. 취미나 공부라면? 어떻게 시작할지 계획을 세워요. 그런 12월이 저는 참 좋습니다.

    실제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언젠가 회사 계단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12월 초순에 했고, 12월 16일 쯤에는 냅다 계단으로 오르고 있었어요. 그 후로 늘 계단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버렸죠.

    이렇듯 보통 12월 중순이나 하순쯤이면 새해 계획을 실천하는 단계에 들어가요. 12월이 되었으니 저도 하나 둘 생각해 봐야겠어요. 이런 방식이 좀 새롭다 하는 분들은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새해가 되어 시작을 할까 말까, 며칠 하고 때려칠까 말까 하는 거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일 거예요.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은 조금 더 있다가 갖도록 해요!

  • 11월 처음으로 매일 포스팅을 했습니다.

    연속 30일 포스팅을 축하한 것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11월 매일 뭔가를 포스팅 했다는 사실도 축하하고 싶네요. 이렇게 저렇게 축하할 일을 만들어 포스팅 거리를 만드는 것도 나름 잔머리라고 굴려보는 것입니다.

    연속 30일 포스팅을 축하한 포스팅

    하필 이 블로그 스킨에서 포스팅 된 날의 표시가 빨간 동그라미라서, 빨간 색연필로 정답 표시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참 잘했어요’ 도장을 모아 포도송이를 만들던 때가 제게도 있었는데요. 빨간 동그라미가 그 기억을 불러일으키네요.

    참 잘했어요.

    전에 인스타에 포스팅하던 책 이야기를 블로그로 가져오고 싶다고 한 후, 한두 번 책 이야기를 했죠. 또 하루 중에 조금 일찍 포스팅을 하고 싶다고도 했었고, 다만 그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밤 12시가 다 되어 포스팅을 하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그 일은 또 여전히 과제로 남습니다.

    하루 꼭 한 번 마주한다는 점 외에는, 아직까지는, 이 블로그가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지는 않아요. 덜 고민하고 더 쓴다는 정도? 이게 또 어디로 흘러갈 지 저도, 우연히 들러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나중에야 알 수 있겠지요.

  • 오랜만에 에드몽 웰즈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당신이 듣고 싶어하는 것,
    당신이 듣고 있다고 믿는 것,
    당신이 듣는 것,
    당신이 이해하고 싶어하는 것,
    당신이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당신이 이해하는 것,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는 의사소통에
    여러움을 겪는다.
    하지만 설령 그럴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면 안된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아버지들의 아버지’에 등장하는 에드몽 웰즈라는 현자가 썼다고 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입니다. 물론 소설에 등장하는 책이므로 허구이나, 후에 실제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으로 소개된 글들을 모아 실제로 동명의 책이 나왔으므로 이제는 그 책의 저자만 허구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지은이는 에드몽 웰즈라는 허구 인물의 입을 빌린 베르나르 베르베르입니다.

    한창 불어에 관심이 있던 시절 만난 문구라 원문을 찾아내 문법 공부에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한창 소통에 목말라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자주 인용하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좋은 마음으로 서로 위해주려는 마음을 갖고도 모두 고통받는 상황을 보면서 문득 떠올랐습니다.

    아래는 문법학습에 약간의 도움이 되었던 원문입니다.

    Entre ce que je pense,
    Ce que je veux dire,
    Ce que je crois dire,
    Ce que je dis,
    Ce que vous avez envie d’entendre,
    Ce que vous croyez entendre,
    Ce que vous entendez,
    Ce que vous avez envie de comprendre,
    Ce que vous croyez comprendre,
    Ce que vous comprenez,
    Il y a dix possibilités qu’on ait des difficultés à communiquer.
    Mais essayons quand même…

    Encyclopédie du savoir relatif et absolu, Edmond Wells

  • 네덜란드의 공동주택관리규약 읽기 좋은 밤입니다

    하얗게 눈이 내린 한국의 어느 고요한 밤, 저는 두통을 부여잡고 오래된 공동주택관리규약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공동주택의 위치는 네덜란드로, 제가 아직도 은행에 월세를 내고 있는(주담대 말씀입니다) 건물에 관한 것이죠.

    ‘198x년의 x월 xx일, 로테르담의 공증인 동 아무개는 190x년 x월 xx년 태어나 직업 없이 로테르담에 살고 있는 일 아무개의 미망인 호 아무개를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로 시작하는 옛 이야기인데요, 당시 단독 소유이던 건물을 세 집으로 나누면서 관련 규약을 작성한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미망인 호 아무개는 모 필지와 그 위에 위치한 건물의 소유주로, 그 건물의 주소는 x 이며 로테르담의 도시토지장부에 x 부분 번호 xxxx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필지는 x아르 xx 센티아르로, 197x년 x월 xx일 매매증서를 작성해 로테르담의 주택담보대출 사무소에서 소유권을 이전받은 바 있습니다.’

    미망인 호 아무개씨는 198x년 이 규약이 서명된 날, 단독소유였던 건물을 셋으로 나누고 분할된 다세대의 지분과 비용분담을 결정합니다. 그 후로 분할된 각 집엔 최소 둘 이상의 소유주가 거쳐갔고, 다소 기이한 분할률에 어떤 소유주들은 의문을 갖기도 하고, 어떤 소유주들은 분할률에 따른 비용 분담이 불공평하다며 이웃들을 귀찮게 했습니다.

    그 이웃들은 중재위원회를 끼고 비용 분담률을 수년에 걸쳐 1:1:1로 바꾸어 가기로 합의하고, 문제가 없이 동률 분할로 이행이 되면 실제 공동주택관리규약을 수정해 공증을 받기로 했죠. 그 시기는 다가왔고, 새 규약의 초안이 나왔어요. 초안에 쓰인 내용이 구 규약에서 딱 필요한 부분만 정확히 수정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저는 구 규약을 읽고 있었는데, 그 내용이 마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어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결말은 해피엔딩이길.

  • 눈 오는 날의 대중교통

    눈이 정말 많이 왔죠. 아침 일찍 눈이 올 거란 예보를 듣고 잔 다음 날, 눈이 뜨이자 마자 창가로 가 커튼을 열어젖혔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설경에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요. 골목도 하얗고 산도 하얗고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것도 잠시, 계속되는 습설 소식에 다친 사람들도 있고 하니 자꾸 뉴스를 보게 되더라고요. 시시각각 어디에 눈이 많이 오는지, 사고는 났는지 눈과 귀를 기울였습니다.

    다만 갑자기 속이 편안해지는 뉴스가 보였어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내용이었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을 수 있으니 무리해서 운전을 하는 대신 차를 두고 증편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거죠. 네덜란드에서 비슷한 상황엔 늘 반대의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이런 뉴스를 들을 때 마음이 든든해져요.

    네덜란드에선 비슷한 상황에 ‘대중교통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자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합니다. 참 다르죠? 저는 기후조건이 열악할 때 대중교통을 믿으며 이용하고 자라왔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방식은 참으로 적응이 되질 않아요. ‘가급적 자차를 이용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교통약자는 어쩌라는 것인지 본능적인 불쾌한 기분이 들거든요. 지금이야 어떻게든 다니겠지만 나중에 운전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오면 궂은 날엔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네덜란드는 대중교통 증편도 하지 않아요. 오히려 운영 편수를 줄입니다. 아마도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공공의 역할을 해야 할 기차나 버스 회사들이 모두 민영화 된 탓이 크겠죠. 그래서 ‘왜 적절한 공공서비스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예요. 공공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죠.

    네덜란드의 기차역

    눈이 온 덕에 종종 저를 실소하게 하던 네덜란드 상황이 생각났네요. 한국에서 장대비가 내리거나 폭설이 내리는데 ‘자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안 됩니다. 지금과 같은 우수한 공공서비스가 지속되길 바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