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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전망대

    정동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덕수궁

    덕수궁 남쪽 벽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건너편에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이 나타납니다. 서소문별관은 원래 법원이던 건물을 시청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해요. 언덕을 따라 올라 시청 입구로 들어가면,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금방 찾으실 수 있어요. 요즘은 전망대에 가려는 사람이 많아 잠시 줄을 서야할 수도 있어요.

    엘리베이터를 통해 13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전망대로 연결됩니다. 북쪽 벽을 따라 길게 통창이 늘어서 있고요, 카페와 화장실도 있습니다. 통창을 통해 내려다보는 경치는 정말 훌륭하네요. 덕수궁 뒤로는 인왕산과 성곽이 펼쳐지고, 경복궁과 청와대,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새문안로의 망치맨도 보이더라고요.

    전망대가 혼잡해서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앉아있기란 불가능해 보였어요. 1층에 내려와 고효율 주택 전시를 잠시 보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조금 더 걸었어요. 인근 라운드앤드에서 고소한 스콘과 피낭시에를 먹었어요. 그리고 모처럼 플랫화이트를 마셨더니 영혼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죠. 노트북을 펴고 열심히 일하는 분 옆에 앉아, 저의 작은 노트에 머리를 비워냈습니다.

    다음엔 전망대에 앉아 고즈넉하게 시간을 보내보고 싶은데 뷰가 너무 좋아서 쉽지 않겠어요. 중간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설 때마다 꽉찬 엘리베이터를 보고 한숨짓는 시청 직원분들을 보니, 전망대의 인기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닌 모양입니다. 시민에게 엘리베이터를 양보하는 것까지 시정의 일환일까요. 서울시 공무원 분들께 여러모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혹시 아직 정동전망대를 가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경치를 보장해 드립니다.

  • 아직 가을

    어쩐지 포기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 귀퉁이가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을 뿐인데요. 머잖아 빨갛게 노랗게 또는 갈변하여, 앙상한 가지만 남겨두고 모두 사라지겠구나.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아직, 아직도 가을입니다?! 분명 이 나무는 헐벗었는데 그 옆 나무는 오늘 참 색이 예쁘고, 그 옆에는 심지어 퍼렇기까지 합니다. 유난히 올 가을의 돌림노래가 드높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앙상한 가지가 되는 과정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봐야겠지요. 기왕이면 열심히 찾아다녀볼까요.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눈에 그리고 사진에요.

    그늘진 돌담길 위로 은행나무 가지가 햇빛을 받아 노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 석촌호수에 내린 가을

    볕이 좋아 석촌호수를 한 바퀴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저만 사람들을 거슬러 가고 있었는데 공원 어딘가에 ‘반시계방향으로 걸으세요’라고 적혀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 단풍

    잠시 소요산에 들렀어요. 해가 빼꼼 나온 틈을 타서 사진을 하나 건진 것으로 이번 가을은 만족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새벽에 비가 내리고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더라고요. 단풍이 지각한다고 하는데 이러다 스쳐가버리는 건 아닐지…

  • 누런 가을

    여름이 그렇게 늑장을 부리더니만, 그 흔한 비도 아끼더니만, 단풍이 들기도 전에 잎새는 누렇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10월 말인데 기이하리만치 따뜻한 햇살에 마냥 즐겁지 않은 것은, ‘올해가 가장 시원하다’라는 기후위기 시대의 농담같은 예언, 예언같은 농담이 마음 어딘가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뜨거워져만 가는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은 바쁜 나날에 자꾸만 지워져 가죠.

    10년 후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돌아볼까요. 유난히 더웠던 하루에 마음이 조금 상해버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