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ryubary

  • 900미터라는 벽

    평영(그 날은 접영이라고 썼더군요. 평영 입니다) 이야기를 쓰다가 비상계엄에 멈춘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끝맺으려고 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아 잠시 보류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주일만에 또 수영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가는 스포츠 센터는 50분 수영 과 10분 휴식을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영강습을 가던 자유수영을 가던 50분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죠. 그 50분 동안 저는 얼마나 멀리 수영할 수 있을까요? 수영을 할 때 애플워치를 차고 기록을 재고 있어서 한 번 확인해 봤습니다.

    수영기록을 보니 첫 수업은 175미터 였습니다. 아이고 귀여워라. 그리고 300-500미터 대를 유지하더니 어느 날 자유수영을 하면서 875m를 기록했습니다. 그 후에 500-600미터 대를 유지하다가 요즘은 500미터 미만은 없네요. 875미터를 세 번 기록했고요, 11월 이후로 850미터도 세 번 기록했습니다.

    물론 이 만큼 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기쁜 일이예요. 물이 편하지 않아 온 몸에 힘을 주고 물 밑으로 가라앉던 날들이여 안녕. 이제는 숨 쉬는 것도 조금 자연스럽고, 몸 놀림도 거침이 없어졌습니다. 반년 전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예요.

    언젠가 호기심에 중급은 어떤 사람들이 가나 살펴본 적이 있어요. 제가 다니는 곳은 ‘4가지 영법 가능자’. 동네에 있는 또 다른 센터는 무려 ‘4가지 영법 50분에 1000미터’ 더군요. 아직은 800미터 대인 기록을 올리고, 접영도 배워야 중급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겠죠. 제가 중급을 꿈꿀 수 있게 되다니 거짓말 같아요.

    실력은 계단식으로 는다잖아요. 800미터 대에서 머무르다 언젠가 훌쩍 900을 넘는 날이 오겠죠?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요즘 나라가 시끌시끌해서 기분이 다운되는 때가 잦은데, 수영을 열심히 해서 기분도 전환하고 기록도 올려봐야겠어요.

  • 번영과 빈곤의 갈림길

    번영과 빈곤의 갈림길

    쏟아지는 뉴스에 생각이 잘 정리되지는 않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제도의 측면에서 한 번 보고 싶었어요. 잘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죠.

    비상 계엄이 선포된 날, 저는 마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을 읽고 있었어요. 이번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대런 애쓰모을루가 쓴 책이죠. 대런 애쓰모을루는 제도 경제학자로 알려져있어요. 제도 경제학은 흔히 알려진 미시 경제의 수요 공급 곡선이나 거시의 이자율 대비 산출 등과는 다르게, 역사 속에서 경제 행동을 결정짓는 제도의 역할을 연구하는 학문이예요. 저도 석사 과정 중에 접하여 매우 관심이 많은 분야입니다.

    그런 질문 하곤 하죠. 왜 어떤 나라는 잘 살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지. 대런 애쓰모을루는 포용적인 제도는 번영을 부르고 착취적인 제도는 빈곤을 부른다고 했어요. 이때 번영과 빈곤은 한 국가의 번영과 빈곤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모두들 포용적인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겠죠?

    하지만 모든 나라가 포용적인 제도를 두고도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착취적 제도 하에서 힘을 가진 소수가 이익을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많은 빵을 골고루 나눠먹으면 풍족하겠지만, 적은 빵을 소수만 나눠먹으면 그 소수도 못잖게 풍족할 거잖아요.

    포용적인 제도가 널리 그리고 깊게 뿌리내리면 빵을 독차지하는 경우도 점점 줄어들고, 남의 권력을 빼앗더라도 거기에서 추가로 얻게 되는 빵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기억해 둡시다. 권력이 분산된다는 소리겠죠. 민주주의 말입니다.

    잠깐 여기서 우리나라를 바라봅니다. 민주화를 이루고 부패를 척결하며 여태껏 한반도에서 보지 못 했던 엄청난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그 길에 경제 위기도 여럿 있었지만 이제는 어지간해서는 무너지지 않을, 그런 힘을 가진 나라가 되었죠. 지난 화요일 밤, 윤석열 내란수괴가 비상 계엄을 외치기 전까지는요.

    이게 무슨 의미일까 잠시 생각해봤어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의 3권 분립제도에 아직도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점이예요. 40여년 전에나 있었던 계엄이 우리 앞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나타났잖아요. 물론 그 과정에서 거부한 군인도 있었고 신속하게 계엄을 해제한 국회도 있었지만, 아직은 계엄이 나타날 여지가 있었다는 겁니다. 150년 전의 미국도, 200년 전의 프랑스와 영국에도 그럴 여지는 있었어요. 하지만 그 나라들은 지금은 아니예요.

    그 다음이 좀 더 흥미로운데요. 내란수괴를 비롯해 동조자들을 보면 그간 한국의 발전 성과를 조금 더 가져갔으면 가져갔지, 거기서 소외된 사람들은 아니거든요. 빵이 커지면서 점점 더 쪼개져가는 과정에서 악화일로를 느낀 것일까요? 땅 속에서 썩어 문드러진 독재의 망령을 되살려오면 다시 그 옛사람들이 거머쥐었다는 집중된 권력, 그 달달한 맛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계엄이 그들의 ‘정상화’로 가는 길이었을까요?

    앞으로 또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이쯤해서 다행입니다. 끝끝내 그들이 권력을 잡고 나머지 야당과 국민들이 권력에서 소외되는 순간, 그간 달성한 모든 번영은 쇠퇴의 길을 걸을 테니까요. 안 그래도 이미 무능한 한줌의 여당 머리에서 나오는 그 어떤 아이디어도 오천만 국민이 각자 빛날 때 나오는 것에 비할 수 없을 것이고, 심지어 그들의 아이디어는 발전이라고는 없이 이미 있는 것을 탕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니까요. 우리의 삶도 그들의 탕진파티에 갈려나가겠죠.

    하루 빨리 윤내란을 탄핵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길 고대합니다. 빠른 응징이 그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다음 대통령은 그 다음에 생각해도 돼요. 내각을 구성하지 못 해 벨기에는 거의 2년을 무정부 상태로 지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성숙하고, 성질마저 급하니, 농반 진반으로 벨기에 보다도 훨씬 잘 헤쳐나갈 것으로 봅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네요. 각자 다른 어려움이 있겠지만 부디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경제를 소통으로 살리겠다는 거짓말

    쏟아지는 뉴스 중에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하나 있어요. 오늘 최경묵 부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한 내용이예요.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하고 있고,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임 등이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해줄 거라고 예상되고 있죠. 여러 이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계획은 적절해 보입니다.

    다만 “해외투자자와 국제사회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문제입니다. 해외에 우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이 상황은 어처구니 없고 불법적인 윤내란의 비상 계엄 시도 때문이거든요.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은 내란의 결과이지, 대응해서 잡을 수 있는 변수가 아니란 말입니다.

    갑자기 환율이 2% 가까이 움직이고, 외국인의 매도 행렬에 코스피가 하락한 것이 국내외 경제 주체들의 단순 오해인가요? 우리 모두의 자유, 그리고 소유권을 포함한 개인의 권리를 가장 잘 담보할 수 있는 체제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지구촌의 상식이죠. 민주주의의 눈으로 본 한국은 지금 고장난 상태입니다. 어떻게 잘 설명하면 이상한 나라로부터 자산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가능하지 않습니다. 원인을 둔 채 결과만 바꾸기란 어렵습니다.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라는 결과를 바로 잡으려면, 그 원인인 내란을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빨리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이 혼란이 장기화 되면, 자산을 지키려는 외국인들이 빠져나간 한국 경제, 그 안에 속한 국민들은 홀로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니까요.

    당분간 정상영업 난항

  • 여의도에 다녀왔습니다.

    김건희 특검법과 윤내란 탄핵 모두 가결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국민의힘 당에 압력을 가하고 표결을 위해 애쓰는 다수 여당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여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아쉽게도 두 표결 다 폐기 되었네요. 어쩌면 장기전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한 말이 현실이 되겠군요. 그걸 보는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낙관적인 마음입니다.

    이 짓을 또 하게 되다니…

    우리는 무기를 놓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하는 세상에 살고 있죠. 그 그라운드 룰을 엎어버리려 했던 계엄시도는 탄핵과 내란죄로 엄하게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아침에 내란수괴 윤씨가 자기네 당이 임기와 국정 운명을 맡아 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일당 독재라는 것입니다. 당론이라고 비밀투표조차 마음 편히 할 수 없는 그거, 그게 저 국경 너머 북쪽에서 하는 짓입니다. 맨날 종북을 입에 올리는 그자들이 종북입니다. 일당 독재를 꿈꾸는 국민의힘 당도 종국에는 해체하고, 민주당이 보수의 자리를 찾아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정주행 중이던 미드 ‘영쉘든’을 며칠째 안 보고 있습니다. 다시 배깔고 누워 정주행이나 하던 날로 속히 돌아가길 바라겠습니다.

  • 블로그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다꾸’ 느낌의 블로그에서 깔끔한 이전 테마로 돌려놓았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정도로는 대단한 기능은 필요치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블로그 플랜을 다운그레이드 했더니, ‘다꾸’ 느낌의 테마를 사용할 수 없어졌습니다. 보기에 예쁜 건 당장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주 사용하면서 또 어떻게 바꿀지 궁리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