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ryubary

  • 옵시디언 활용: 달력 설치하기

    옵시디언 활용: 달력 설치하기

    지난 글에서 옵시디언을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근데… 이거 뭐 깔기는 했는데 어떻게 활용을 해야하는 거여?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사용하는 날적이 방식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옵시디언에는 다양한 플러그인 기능이 있고, 저는 그 중에 플러그인 두 가지를 활용해 날적이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 글에선 옵시디언 달력에 대해 알려드릴께요.

    플러그인

    달력 설치로 들어가기 전에, 플러그인을 좀 들여다 볼까요? 옵시디언의 플러그인은 코어와 커뮤니티, 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코어 플러그인은 옵시디언 자체에서 제공하는 기능이고, 전에도 말씀드린 그래프뷰를 사용할지 말지, 문서에 단어개수를 표시할지 말지, 슬래시 명령기능을 사용할지 말지 등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플러그인은 개발자들이 만들어 공유하는 플러그인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두 플러그인 모두 아래 아이콘을 눌러 설정 메뉴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어요. 다만 옵시디언을 당장 사용하는데 플러그인을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일단 이 정도만 알아두고 넘어갑시다.

    옵시디언의 설정 아이콘
    설정 아이콘

    옵시디언 달력 플러그인 설치하기

    제가 날적이에 사용하는 플러그인은 커뮤니티 플러그인에 들어있습니다. 날적이 하면 달력을 빼고 생각할 수 없죠? 이제 진짜로 진짜로 옵시디언에 달력을 달아봅시다.

    우선 커뮤니티 플러그인을 활성화 시킵니다. 오른쪽 아래 ‘커뮤니티 플러그인 사용’을 클릭하면 됩니다.

    옵시디언의 커뮤니티 플러그인 활성화 화면

    아래는 커뮤니티 플러그인이 활성화된 화면입니다. 맨 위에 ‘제한 모드’를 켜면 다시 커뮤니티 플러그인이 비활성화 됩니다. 보라색으로 된 ‘탐색’ 버튼을 누르면 커뮤니티 플러그인 검색을 할 수 있습니다.

    옵시디언의 커뮤니티 플러그인 비활성화 화면

    검색창에 ‘Calen’만 쳐도 아래처럼 다양한 플러그인이 검색되죠. 저는 간단하면서도 다운로드 수가 백만회를 넘는 맨 첫번 째 플러그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옵시디언 캘린더 검색 화면

    칼렌더를 선택하고 ‘설치’버튼을 누르면 다운로드와 설치가 시작됩니다. 진행과정은 플러그인 창의 오른쪽 윗 부분에 뜨는 알림 팝업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딴짓하다 놓칠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눈을 부릅뜨고 그 공간을 잘 살펴보세요.

    옵시디언 캘린더 플러그인 설치 화면

    설치 후 ‘활성화’를 꼭 눌러줍니다.

    옵시디언 캘린더 플러그인 활성화 화면

    다시 ‘커뮤니티 플러그인’으로 나와보면 현재 설치된 플러그인이 1개로 표시되죠? 업데이트 확인은 꼭 해줍시다. 그리고 맨 아래 설치된 플러그인 리스트에도 Calendar가 보입니다. 오른쪽 활성화 버튼을 꼭 확인해 줍니다.

    옵시디언에서 플러그인을 설치할 때 확인할 부분

    오른쪽 위 ‘펴기/접기’ 버튼을 누르면 달력 그림이 하나 생겼죠?

    옵시디언에 캘린더 플러그인이 설치된 화면

    달력에서 날짜를 하나 클릭하면 그 날의 노트가 열리는데, 없을 경우 새로 만들지 묻는 팝업이 표시됩니다. 빈 보관소에 달력을 처음 설치했으니 당연히 글이 없겠죠? 저는 6월 4일을 눌렀고, 아래와 같이 팝업창이 떴습니다. ‘Create’ 버튼을 누르면 6월 4일의 날적이가 만들어집니다.

    옵시디언에서 새 데일리 노트를 생성하는 화면

    오늘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달력을 설치했더니 날짜를 제목에 단 날적이까지 한큐에 되네요. 참 쉽죠?

    옵시디언에서 새 날적이를 기록한 화면
    이쯤해서 묻지 않을 수 없는… “챠~암 쉽죠잉?”

    달력이 있으니 조금 더 다이어리의 느낌이 나죠? 달력 설치방법을 참고해서 다른 커뮤니티 플러그인도 둘러보시고, 맘에 드는 플러그인은 설치해보세요.

    다음 글은 조금 더 정교한 날적이 설정에 대해 다루는 걸로 할게요. 그 때까지 다들 안녕히!

  • 옵시디언 설치와 보관소 만들기: 간단한 가이드

    앞서 옵시디언의 장점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이제 ‘한 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든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검색을 해보면 자세한 설치가이드와 각 메뉴 설명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간단하게 따라해서 당장 옵시디언을 사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 할게요.

    설치

    옵시디언은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서 쓰는 툴입니다. 애플 환경에서 아이클라우드 동기화를 사용하실 분들은 모바일의 앱스토어에서 시작하실 것을 권합니다. 이유는 나중에 보관소 만드는 과정에서 알려드릴게요.

    데스크톱을 위한 옵시디언은 여기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링크를 누르시면 옵시디언 공식 다운로드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다운로드한 파일을 더블클릭하면 설치가 시작되죠. Mac의 경우 옵시디언 아이콘을 폴더모양 아이콘으로 끌어오시면 됩니다. PC의 경우 설치 팝업 창의 안내를 따르시고요.

    이렇게 귀여운 흑요석 아이콘이 모바일, 런치패드 또는 데스크톱에 보이면 성공입니다.

    성공적인 설치의 증거와도 같은 옵시디언 앱 아이콘을 눌러 실행해 봅시다.

    보관소 만들기

    옵시디언은 폴더를 지정해 그 안에 문서를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그 지정 폴더를 보관소, 또는 영어로 Vault라고 부릅니다.

    아이클라우드로 동기화를 하려는 경우 모바일에서 설정을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는 모바일 버전에만 ‘Store in iCloud’ 옵션이 있기 때문이예요.

    아이폰에서 Store in iCloud 옵션을 사용하기

    그 옵션을 선택하고 나면 이렇게 아이클라우드 내에 옵시디언 아이콘이 그려진 폴더가 생깁니다.

    아이클라우드의 옵시디언 폴더

    그 외의 경우는 보관소의 이름을 정한 후, 사용하고 있는 기기 내에 원하는 폴더를 지정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옵시디언의 모든 새 글은 이 폴더 안으로 모이게 됩니다.

    이제 당신은 옵시디언 유저입니다

    보관소를 만들고 나면 깨끗한 옵시디언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여기까지 잘 따라오셨나요?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이미 옵시디언 유저입니다.

    환영 문서만 딸랑 들은 보관소

    메모를 하던지, 링크를 만들던지, 가진 문서를 가져오기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알려드릴게요!

  • 수영 강습 대망의 첫 날

    첫 날은 특별합니다. 존재도 하지 않던 어떤 것이 존재하게 되는 날이죠. 수영 강습 첫 날을 위해 그 동안 수영장을 검색하고, 시간대와 요일을 신중하게 골라 수강신청도 하지 않았습니까. 장비도 갖추었죠. 모든 설레임 빌드업을 마치고 이제 정말 물에 들어가는 날인 것입니다.

    첫 날 부터 허둥지둥

    제가 그리는 첫 날 아침은 이랬습니다.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죠. 집을 나서기 전에 스트레칭은 기본이죠. 미리 도착해서 안내데스크에서 회원권을 받아야죠. 수업 직전에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죠. 안 그래요? 네?

    하지만 현실은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적당한 시간에 나서서 교통체증에 갇히기. 그나마 도착하고 회원카드를 금방 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탈의실로 뛰어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니 딱 적시에 수영장에 입장할 수 있었어요.

    준비운동 시작

    정각이 되자 호루라기가 울리고 누군가 준비 운동을 시작합니다. 동 시간대 모든 강습생들도 준비 운동을 따라했어요. 물론 저도.. 그런데 옆 사람이 말을 겁니다. “샤워 안 하셨어요?” 영문을 모르고 아침에 집에서 다 하고 나왔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그 분은 “어 그래도…”라며 말을 흐립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잠수라도 하고 나온 듯 물기가 촉촉한 모습이었어요. 그 사이에 보송보송한 저… 일단 샤워실로 급히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고양이세수, 아니 고양이샤워를 했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채로 샤워기를 틀어 온 몸을 적셔서 축축해 보이는 데 성공합니다.

    샤워 없이는 수영도 없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입수 전에 샤워는 필수였어요. 심지어 수영복을 입은 채로 하는 샤워도 금지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평소 생활하면서 바르는 것은 얼마나 많고, 또 일상에 먼지는 얼마나 많습니까. 모두 샤워를 깨끗이 하고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전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물을 쓰게 되겠죠.

    수업 전 10분은 없는 셈 치고

    수영 강습을 정시에 시작하기 위해 언제 도착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다니는 체육센터에서는 30분 전에 입장할 것을 권장합니다. 다녀보니 30분은 조금 길고 20분 정도가 좋아요. 여유있게 탈의를 하고 샤워를 할 수 있거든요. 그 때는 탈의실과 샤워실도 여유롭습니다.

    반면 1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앞 시간대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분들과 엉켜서 많이 기다리기 십상이예요. 샤워 순서를 기다리다 준비운동이나 강습에 늦을 수도 있죠.

    초급이라고 다 같은 초급이 아니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초급반 쪽으로 갔습니다. 강사님은 출석을 한 번 부른 후, 질문을 시작했어요. “배영 하시는 분? 이 쪽으로요.” “자유형? 이 쪽이요.” “킥보드? 네, 이 쪽이요.” “완전 처음이신 분? 네에.” “물 무서워 하시는 분?” 배영과 자유형이 되는 초급(???) 분들은 옆 레인으로 가셨습니다. 킥보드를 써보신 분들도 시원하게 물을 가르며 우리를 떠나가버렸죠.

    으음파

    완전 처음인 몇 분과 저는 몸만 물에 들어있을 뿐, 수영과는 관계가 멀어보였습니다. 처음 배운 것은 으음파 숨쉬기. 물 높이도 낮은 곳에 엉거주춤 서서, 물 속에서 코로 숨을 내뱉고 물 위에서 숨을 들이쉬기를 반복했습니다. 뭔가 대단히 어려운 일은 아닌데 틀리면 안 되는 동작의 반복. 그래도 물 안에 서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었습니다.

    발차기

    우리가 으음파를 하는 동안 어나더 레벨의 초급을 돌아보고 오신 강사님이 또 새로운 미션을 주셨습니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다리를 편 채로 발차기를 하라는 거였어요. 점점 수영장 밖으로 내보내지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또 열심히 발차기를 해봅니다. 초심자의 마음으로. 아니 초보자의 몸뚱이로.

    이내 첫 50분은 금방 끝나버리고 말았어요. 물 속에서 숨을 내쉬어 봤다, 물을 발로 차봤다는 벅찬 마음을 안고 수영장을 나왔습니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뻤던지!

    이렇게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이 어리버리한 첫 날을 저는 사랑합니다. 수영에 ‘수’자도 제대로 몰랐던 제가 언젠가 물을 자유롭게 가를 날을 상상하면 이런 첫 날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다음 수영 강습일이 빨리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 옵시디언: 강력한 노트 앱의 장점

    며칠 전에 아이폰과 옵시디언을 활용한 생각 정리 방법을 소개했었죠. 메인 툴인 옵시디언을 이미 열정적으로 사용하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아직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옵시디언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옵시디언은 말하자면 노트패드 입니다.

    이런 노트앱 또는 일기장앱은 사실 너무도 많습니다. 당장 앱스토어만 열어 ‘노트’라고 쳐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부터 시작해서 굿노트, 퀵노트, 노터빌러티, 베어 마크다운 노트, 크래프트, 시마크, 에버노트, 노트플랜 등등 끝도없이 나열됩니다. 그런데 왜 저는 옵시디언에 혹하여 즐겨 쓰게 된 걸까요?

    정답은 그래프뷰에 있습니다. 옵시디언은 쓴 글과 관련 해시태그 등을 모아서 점으로 보여줍니다. 관련있는 내용은 선으로 연결하고, 많이 쓰인 주제일 수록 큰 점으로 나타냅니다. 아래는 제가 쓰고 있는 노트의 그래프뷰 입니다. 그간 적어온 생각들이 공통 주제로 모여있는 것이 마치 유기물이 엉켜있는 것 같기도 하고, 밤 하늘의 별을 보는 느낌도 듭니다. 이 기능을 보고 옵시디언을 당장 한 번 써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죠.

    생각의 밤하늘…?


    막상 들여다보니 장점은 그 뿐만이 아니었어요. 옵시디언은 로컬체제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노트 앱들이 자체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보니 쓰면서도 뭔가 내꺼 아닌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요. 옵시디언은 제 핸드폰 또는 노트북의 자체 저장공간에 저장할 수 있거든요. 쓰다가 파일로 들어내 따로 저장할 수 있고, 또는 원할 경우 클라우드에 저장해서 여러 기기에 쓸 수도 있다는 거죠. 저의 노트를 완전히 독점소유하고, 저장방식을 고를 수도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옵시디언은 마크다운 형식을 지원하고 있어요. 마크다운이란 일종의 텍스트 서식 언어인데, 간단하게 제목과 일반글 형식을 표현하거나, 체크박스, 리스트, 인용, 테이블 등의 서식을 사용할 수 있어요. 한 앱에 한정되지 않은 서식이기 때문에 마크다운을 지원하는 여러 플랫폼에서 이용이 가능하죠. 그 말은 바로 이사다니기도 용이하다는 말이예요. 한 메모앱에서 다른 메모앱으로 바꿀 때 형식이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아 난감할 때도 있거든요. 오랫동안 데이원 앱을 썼던 저는 그 안에 들어있던 모든 글을 옵시디언으로 쉽게 옮겨올 수 있었습니다.

    날적이 폴더 구조

    이 이미지는 제 옵시디언 문서 보관소 중 하나의 구조를 캡쳐한 사진입니다. 크고 작은 메모를 2011년부터 연도별로, 또 각 연도 폴더 아래는 월별로 모아 놓았어요.

    옵시디언에 날적이를 적기 시작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네요. 2023년 전 기록은 원노트를 비롯해 그 동안 쓰던 메모들을 옮겨다 놓은 것이고요. 간단한 셋팅을 궁리해서 틀을 빠르게 잡았고, 그래서 꾸준히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노트가 되었습니다.

    가끔 적어야 할 것 같아서 여기저기 적어두기는 하지만 활용을 잘 못 해서 아쉬운 분들은 꼭 한 번 써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장점을 모두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 수영도 역시 장비빨?!

    지난 번에 수영 강습을 하기까지의 기나 긴 여정에 대해 말씀드렸죠. 오늘은 수영 전에 필요한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수영에 홀랑 빠진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수영 강습을 등록하고 나면, 강습은 대략 일주일 후에 시작합니다. 너무 기다려서 그런지, D-day는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고 있었어요. 아아, 어서 수영을 배웠으면…! 한편, 인생은 장비빨 아니겠습니까. 브라우저엔 온통 수영복의 종류, 수영 초급자 수영복 추천, 수영복 리뷰, 등등을 띄워놓았죠. 내일 배송, 당일 배송 등을 재가며 오늘 결정해야지, 아니 내일 결정해야지, 이랬다저랬다 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수영장 길 건너에 수영복 전문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바로 이거다! 결국 내일 배송과 당일 배송의 마지막 기회를 모두 놓친 저는 첫 강습 바로 전날 수영장에 사전답사(!!)라는 것을 가면서 길 건너 수영복 전문점에 가서 수영복도 사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전향했습니다.

    수영장

    제가 아홉 살이 되던 해에 수영 강습을 듣고 한 달 만에 때려친 후로, 저는 강습을 받는 수영장이라고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로테르담에 살 때 동네 산책을 하다가 문이 열려있던 동네 수영장을 한 번 흘낏 본 게 전부 아닐까 싶어요. 검색을 해봤지만 프라이버시 등등의 문제로 수영장 내부의 사진 자료는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니 어쩌겠어요, 견학을 한 번 해 봐야지. 수능 전 날도 고사장 답사는 하지 않습니까. (응?) 시립체육센터로 들어가 수영장이 있다는 2층으로 냅다 올라가 보았습니다. 여성 탈의실이라는 표시를 따라 들어갔어요. 들어가자마자 늘어선 신발장.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 신발을 신고 탈의실을 간다고는 상상할 수 없겠죠. 저는 신발을 입구에 가지런히 벗어두고 신발장을 지나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 탈의실, 아 대형 선풍기, 아 동네 목욕탕…? 아마 그 목욕탕, 아니 샤워장을 지나면 수영장이 나오는 모양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수영장 입장을 위한 시퀀스는 마스터했다는 기분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나왔죠. 3층으로 올라가니 수영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와 작은 카페가 있었어요. 눈 앞에 파아란 수영장 레인이 뻗어있고요. 내일이면 저도 저기서 발을 참방참방… 이렇게 신날수가.

    장비빨

    짧은 견학은 이 정도로 하고 길을 건넜습니다. 다음은 장비빨을 쎄울 차례. 왠지 찻길에서 돌아앉은 수영복 전문점에 어찌어찌 입구를 찾아 들어가니 벽에는 온통 수영복이 걸려있고, 전문점 사장님은 아주머니들 여럿을 응대하고 있었어요. 구석에서 조용히, 나름 매의 눈으로 수영복을 스캔합니다. 하지만 뭘 알아야 고르죠. 포기하고 아주머니들이 구매를 마치고 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물론 진지하게 수영복을 이모저모 따져보는 척 하면서 말이죠.

    수영복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수영복 사려고 하는데요. 초급 강습 처음 들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장님께선 초급은 이 쪽이 잘 나간다며 골라보라고 합니다. 어차피 수영장 물에 염소 농도가 높아 수영복의 주 재료인 라텍스가 삭게 마련이고, 결국 6개월 이상은 못 입는다면서요. 어깨끈은 11자 아니면 X자인데 아주머니들은 등살이 울룩불룩 나오기 때문에 보통 11자로 시작하다가도, 수영 실력이 늘 수록 고정력이 좋은 X자로 옮겨간다고 설명을 해주십니다. 저는 11자 어깨끈이 달린 수영복 원피스에 가슴패드를 추가했습니다. 수영 좀 하다보면 가슴패드 따위 다 떼어 버린다고 많이 아시는 사장님이 설명을 또… 수영 다니면서 비키니라인 따위 신경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원피스는 5부 길이로 선택했습니다. 색상은 네이비, 단색은 또 너무 심심한가 싶어 어깨 부분에 무늬가 약간 들어간 모델로 순식간에 정해버렸죠. 수영복 수명이 짧으니 앞으로도 이것 저것 입어보겠구나 하는 생각에요.

    수모

    수영장에선 수모를 꼭 써야만 합니다. 수영장에 머리카락이 해초처럼 굴러다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겠죠. 실리콘 재질과 천 재질이 있는데, 실리콘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아서 천으로 골랐습니다. 양쪽에 크고 멋드러지게 ‘Swim is my life’라고 써있어서 초보가 떠는 허풍으로는 최고인 것 같았죠.

    수경

    수경도 필수입니다. 이게 왜 필요한지 몰랐는데 막상 물에 들어가보니 물 속에선 잠시도 눈을 못 뜨겠더라고요. 많이 아시는 사장님께서 또 지식을 전파해 주십니다. 국산과 수입이 있는데 초급은 그냥 국산 쓰면 된다, 큰 차이는 없고 수입 수경의 코팅이 조금 더 오래 간다고요. 그리고 수경을 닦겠다고 안쪽을 손으로 문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코팅이 바로 벗겨진다고 합니다. 수경에 맺힌 물방울은 탁탁 털어내기만 해야 한다고요. 손가락이 좀 닿았다고 벗겨지는 코팅이라니 믿을 수 없는 내구성이지만, 굳이 망가뜨릴 필요 있나요. 요즘도 열심히 털고 있습니다.

    TMI…

    수영복 중에 소매가 있는 모델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아예 취급을 하지 않으신다고 했습니다. 뉴스에서 래시가드 몇 번 때린 후로 반품이 줄을 서서 곤욕을 치르셨다나요. 그리고 오전 아홉시 수업이 아줌마들이 기가 세다고, 조심하라고도 알려주십니다. 글쎄 여기까지 듣고 보니 사장님께서 수영을 한 번이라도 해보진 않으셨겠다는 생각에 이렀습니다.

    정작 집에 와서 보니 엄마가 운동하면서 쓰던 수모, 이탈리아 여행 중에 야외수영장에 들어가기 위해 샀던 수모 등등 해서 수모 부자였습니다. 그 중에 하나 골라서 쓰기로 했어요. 게다가 ‘Swim is life’라고 주접을 떨던 그 수모는 집에 와서 보니 재질이 실리콘인 것이 발각되어… 첫 날 강습을 듣고 나오는 길에 반품하였습니다.

    제 인생의 첫 수영장비는 이렇게 얼레불레 마련했네요. 가끔 다음 수영복은 뭘 입어볼까 하고 수영장에서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것은 없습니다. 그저 어떻게 몸을 띄우고 발차기를 더 잘 해볼 지만 궁리할 따름이지요, 핫핫핫?! 강습시간 내내 물에 들어가 있고, 부지런히 발차기를 해서 물보라를 만들다 보니 수영복 따위는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사실 숨 쉬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거든요. 혹시 다음 달, 첫 강습을 앞에 두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저 넉넉한 사이즈의 편한 장비를 고르시길. 입고 보니 제 장비들은 모두 아주 살짝 끼더라고요. 염소 듬뿍 수영물에 어서 좀 늘어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