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ryubary

  • 수영 리셋 리셋

    수영 강습을 다시 나가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내친김에 자유수영까지 가 보았습니다. 처음 레인을 한 바퀴 돌면서 발차기만 슬슬 하면서 대략의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갈 때는 자유형, 올 때는 배영. 자유형 할 때 숨이 많이 차는 편이라 호흡 조절도 되고, 인터벌의 효과도 있을 것 같았어요.

    아뿔싸… 몸은 회복이 빠르네요. 자유형 한 번에 다시 어깨엔 힘이 잔뜩 들어가있고 몸은 잘 뜨지 않습니다. 떴다가도 힘껏 팔을 휘저으며 숨을 쉬고나면 다시 풍덩 들어가고 또 풍덩 들어가고.. 고개를 돌려 숨을 쉬려는데 마치 얼굴에 수막이 덮힌 듯, 들숨을 하나 못 쉬고 다시 풍덩 들어가고 맙니다. 장력이 제아무리 신통하대도 얼굴이 물을 끌고 올라가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제가 얼굴을 물 속에서 돌린겁니다. 몸이 그 정도로 가라앉아있었다는 뜻이죠.

    와 낭패다, 하며 배영을 하고 돌아오는데 이번엔 날숨이 말썽입니다. 왜 안 내보내고 읍 하고 참고 있게 되는 건지. 그러니 코로 물은 계속 들어오고 물이 찬 코는 이제 날숨을 쉬려해도 공기를 내보낼 자리가 없습니다.

    오랜만에 하니 나쁜 버릇 다 잊어버렸다던 환희의 순간은 일단 추억으로 고이 간직 해야겠습니다. 저는 다시 악습관을 ‘해체’하는데 집중해봐야죠. 힘은 언제나 빠지려나…

  • 수영 리셋

    다시 수영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두어달 못 가다가, 11월 강습이 시작하는 날 부지런을 떨어 가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물에 들어가는 순간 조금 긴장 되기까지 했는데요. 킥판에 의지해 발차기로 몸을 풀다보니 역시 잘 왔구나 싶더라고요.

    그 사이 강사님이 바뀌어 있었는데, 딱 보기에도 친근하고 눈썰미 좋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구나 느껴졌어요. 초급의 가장 첫 시간에 배우는 킥판 잡고 발차기부터 자유형, 배영 등등 강습생들에게 레인 왕복을 시켜보더니 이내 수준별 학습을 유도하더라고요. 자유형을 두 번째 돌 때에는 저를 앞순서에 불러 세우고, 배영 진도를 나갈 때는 제가 그간 충분히 연습을 못 해봤을테니 오늘 배운거 무시하고 그 동안 한 대로 하라는 식이죠. 그 동안 아마 꾸준히 나왔을 다른 분들이 배영 뿐 아니라 접영도 멋지게 하는 걸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여름에 수영을 하면서 제가 느낀 한 가지 과제는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간다는 것이었어요. 살살, 더욱 살살, 힘을 더 빼고 해보려 했지만 레인의 끝에 왔을 때 저는 온몸에 힘을 꽉 주고 숨을 몰아쉬기 십상이었죠. 그런데 오랜만에 수영을 해서 그런지 몸이 리셋된 것 같았어요. 전에는 어떻게 힘을 줬었더라… 이렇게 쉽게 제 다른 나쁜 버릇도 모조리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아무튼 세부적인 기술은 배운대로 잘 하고 있는데 그걸 한데 모으면 굳이 힘을 들여서 망쳐놓으니 낭패였죠. 사실 이런 상태에서 더 이상의 진도는 의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강습을 멈추고 자유수영으로 돌려서 혼자 천천히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유수영도 일단 등록을 해둔 상태였는데, 그런데! 이 새 강사님이 천천히 정확하게 연습할 것을 강조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 사실이 너무 반가웠어요.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이 같은 목표를 바라볼 때, 그걸 향한 모든 노력이 큰 의미를 갖고 결과도 더 좋아지게 마련이죠.

    더 진도를 빼기 전에 기본기를 잘 다져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고요. 그러다 보면 놓친 진도도 따라잡을 수 있겠죠. 서두를 생각은 없어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보다는 배운 것을 잘 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 갈망

    Less is more.

    덜 갖고 더 풍요로운 삶.

  • 석촌호수에 내린 가을

    볕이 좋아 석촌호수를 한 바퀴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저만 사람들을 거슬러 가고 있었는데 공원 어딘가에 ‘반시계방향으로 걸으세요’라고 적혀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 하루 일과도 우선순위가 필요해요

    하루 종일 나름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를 닦고 방으로 들어왔어요. 침대 위에 던져진 책을 보니 ‘맞다 저 책 단편 하나 더 읽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곧 이어 협탁에 놓인 노트북을 보니 블로그도 오늘자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정주행 중인 영쉘든도 한 편 봐야겠죠. 흠 그런데 벌써 밤 10시가 넘었고, 하루 끝에 고단함은 몰려오고 있고… 급기야 난데없이 저를 질책합니다. 대체 오늘 뭘 한거죠?

    질책을 들은 제가 항변합니다. ‘아니… 내가 뭐 종일 놀았냐고. 집안일도 하고 점심 약속도 있었고 분명 책 들고 나가서 틈틈이 읽었고 물론 예기치 않게 떠오른 앨범을 듣고 웹서핑도 했지만… 모처럼 들은 노래에 너무 기분이 좋았고 그 웹서핑은 언젠가는 필요했을 일이었다고. 아무튼 하루를 바쁘게 보낸 증거로 지금 꽤 피곤하지 않냐고?!’

    저와 제가 옥신각신 하는 걸 들은 제가 한 마디 얹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오늘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들은 우선순위로 정해두고 먼저 하지 않으면, 꽤 높은 확률로 그 일들을 이룰 수 없을 거고, 결국 후회하며 꾸벅꾸벅 졸게 될 거. 우린 다 알고 있잖아.’

    이 대화를 지켜보던 제가 황급히 옵시디언을 엽니다. 오늘자 파일을 열어보니 역시나 ‘오늘 할 일’ 칸이 비어있습니다. 오전에 이런 저런 일에 밀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계획하는 시간을 대차게 패스했네요. 이런 날의 끝은 너무도 명확하고 투명해서 그 너머에 대마도가 보일 지경입니다. (응?)

    자신만만하게 이렇게 말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난 동작이 좀 빨라. 그래서 할 일이 뭔지 생각하고 정리해서 적을 시간에 벌써 그걸 다 해치우는 걸.’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요. 다만 하루에 할 일을 적고 우선순위를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실제로 1분 정도. 단 한 번도 3분을 넘긴 날이 없었어요. 그리고 할 일 우선순위 정리를 한 날의 완성도와 만족도가 안한 날 보다 훨씬 높죠.

    ‘하루의 완성도가 뭐 어쨌다는 말이냐’ 하던 때도 있었지만요, 하루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가늠할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이젠 너무 잘 알고있어요. 그래서 열심히 챙겼는데, 그러다가도 하루 놓칠 수 있는 거죠. 괜찮아요. 다시 하면 돼요. 내일 아침엔 그 1분을 꼭 챙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