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2024년 끝무렵에 송길영님의 <핵개인의 시대>를 읽었습니다. 왜 ‘개인’이 아니고 ‘핵개인’일까요? 단순히 한 사람의 의미를 넘어, 분산된 권위는 개개인으로 흩어지고, 세계는 그 개인에 따라 모두 다르게 펼쳐지는 개인 주도적인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핵개인’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이해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쇼츠를 보면 나라 대 나라의 구도로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희화하하는 컨텐츠가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들은 그저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웃음거리로 소비되고 말죠. 실제 “새로운 시대의 개인들은 국가가 아니라 자기만의 ‘세계관’을 선택해서 살기를 원”한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국가가 붕괴될 뻔한 경험으로 인해 국가가 아닌 다른 살길을 찾아나선다는 것이죠.

개인에게는 꽤 쓸만한 도구가 생겼습니다. AI의 발달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혼자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어요. 예전에는 많은 시간과 재원을 투자해서 배우고 숙련해야 했던 지식들이 인공지능에 대체되면서, 대체되지 않는 가치, 인간의 고유함이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도구를 갖게 된 개인은 이제 큰 회사에만 의지해서 살지 않아도 됩니다. 1인 회사를 적은 자본으로 차리기가 쉬워졌고, 많아진 1인 회사들, 또는 작은 회사들과 많은 개인들이 프로젝트성으로 협업하기가 쉬워진 것이죠. 리더의 의미도 바뀝니다. 거대한 담론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여럿을 이끌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포용적인 분위기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어요.

이런 현상은 과거에 가족들이 노인을 공경하고 돌보던 사회에도 파장을 만들어냅니다. 경험은 미래에 의미를 주지 못 하게 되었고, 노인은 효도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작아지고 말았죠. 노인도 하나의 다양성으로 존재하며 공존하는 사회를 구상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회 각 분야에서 기존의 권위가 사라지고 모두가 독립적인 개인으로 존재하게 될 때, 우리는 서로 어떻게 기대어 살아가게 될까요? 각자의 관심을 바탕으로 상대를 받아들이며 나만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준비, 되었나요? 그 동안 세대, 성별, 학교, 종교, 등등 어떤 이름에 기대어 살았다면, 그 모든 것을 털어내고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점점 더 권위는 사라지고 우리는 섬처럼 따로 또 동등하게 서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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